"술 먹고 온 대리기사 신고했더니 차 부수고 협박…보상도 못 받았다"

사회

뉴스1,

2024년 3월 29일, 오후 03:47

음주 사실을 신고받고 고객의 차량을 부수고 있는 대리기사.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술을 마신 차주가 귀가를 위해 대리운전을 불렀는데 정작 운전기사가 음주 사실을 신고받고 고객의 차량을 부순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대리운전 불렀는데 대리기사가 음주운전'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이날 글쓴이 A 씨는 친구 집에서 술을 마신 뒤 귀가하기 위해 대리기사 B 씨를 불렀다. A 씨에 따르면 이때부터 B 씨는 차주 A 씨에게 '차 소리가 왜 이러냐' '이 좋은 차를 왜 이렇게 병X처럼 만들어 놨느냐'며 트집을 잡고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참지 못한 A 씨 역시 "욱하는 마음에 운전이나 똑바로 하라는 식으로 말했더니 B 씨는 시동 킨 상태로 집 바로 밑 도로가에 차를 세우고 했던 말을 계속 반복했다"며 "그 대리기사와 대화가 안 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경찰이 왔고 B 씨를 향해 주차 칸에만 주차해 주면 대리비도 주고 군말없이 가겠다고 말하며 상황이 종료되는 듯 했다"며 "그러다가 B 씨는 아무 말 없이 갑자기 내 차를 타고 다른 길로 달아났다”고 전했다.
음주 사실을 신고받고 차주를 협박 하고 있는 대리기사의 문자 메시지 대화내용.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상황을 지켜본 경찰은 B 씨에게 음주 측정을 요청했고, 혈중알코올농도 0.217이 나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사건 이후 2시간 뒤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 B 씨는 자고 있던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남의 인생 망쳐놓고 잠이 오냐. 차를 다 부숴 버리고 너도 죽이겠다"고 협박했고, 실제로 사이드미러와 방향지시등 레버를 부수고 차 안에 있던 렌즈, 화장품, 하이패스단말기, 운동화 등 물건을 차량 밖으로 다 던져버렸다.

이를 확인한 A 씨는 "B 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다음날 자고 일어나 경찰조사를 가보니 개인회생 중이라 변제할 능력이 안 된다고 하더라. 대리업체에서도 보상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고, 민사로 가는 방법밖에 없다고 답변을 받았다. 배차해 준 업체에는 정말 잘못이 없는거냐"라고 조언을 구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대리기사는 음주 사고 시 보험처리가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정이 필요하다", "안타깝지만 대리업체에서 보상해 줄 가능성 제로다. 현재 시스템상 기사가 전액 보상해 줘야 하는 상황이다", "업체의 대리기사 관리에 문제가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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