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대리운전 불렀는데 대리기사가 음주운전'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이날 글쓴이 A 씨는 친구 집에서 술을 마신 뒤 귀가하기 위해 대리기사 B 씨를 불렀다. A 씨에 따르면 이때부터 B 씨는 차주 A 씨에게 '차 소리가 왜 이러냐' '이 좋은 차를 왜 이렇게 병X처럼 만들어 놨느냐'며 트집을 잡고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참지 못한 A 씨 역시 "욱하는 마음에 운전이나 똑바로 하라는 식으로 말했더니 B 씨는 시동 킨 상태로 집 바로 밑 도로가에 차를 세우고 했던 말을 계속 반복했다"며 "그 대리기사와 대화가 안 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경찰이 왔고 B 씨를 향해 주차 칸에만 주차해 주면 대리비도 주고 군말없이 가겠다고 말하며 상황이 종료되는 듯 했다"며 "그러다가 B 씨는 아무 말 없이 갑자기 내 차를 타고 다른 길로 달아났다”고 전했다.
상황을 지켜본 경찰은 B 씨에게 음주 측정을 요청했고, 혈중알코올농도 0.217이 나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사건 이후 2시간 뒤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 B 씨는 자고 있던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남의 인생 망쳐놓고 잠이 오냐. 차를 다 부숴 버리고 너도 죽이겠다"고 협박했고, 실제로 사이드미러와 방향지시등 레버를 부수고 차 안에 있던 렌즈, 화장품, 하이패스단말기, 운동화 등 물건을 차량 밖으로 다 던져버렸다.
이를 확인한 A 씨는 "B 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다음날 자고 일어나 경찰조사를 가보니 개인회생 중이라 변제할 능력이 안 된다고 하더라. 대리업체에서도 보상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고, 민사로 가는 방법밖에 없다고 답변을 받았다. 배차해 준 업체에는 정말 잘못이 없는거냐"라고 조언을 구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대리기사는 음주 사고 시 보험처리가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정이 필요하다", "안타깝지만 대리업체에서 보상해 줄 가능성 제로다. 현재 시스템상 기사가 전액 보상해 줘야 하는 상황이다", "업체의 대리기사 관리에 문제가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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