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윤' 빠져도 '협치'는 먼길… 상대는 '친명' 하나된 민주

정치

뉴스1,

2024년 5월 08일, 오전 05:15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News1
국민의힘 지도부 구성 과정에서 친윤(친 윤석열)의 핵심 인물들이 2선으로 물러나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그러나 여야 관계에서 협치의 영역이 확장될 여지는 보이지 않는다 게 대체적 평가다. 거야 민주당이 강성 친명(친 이재명)으로 채워지고 있어 이에 대항하는 여당 역시 최대 계파 '친윤'이 주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강성 친명 박찬대 신임 원내대표를 필두로 친명 일색 지도부 구성을 마쳤다. 국민의힘은 '찐윤' 이철규(3선·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에 불출마했지만, 원내대표 경선에 나온 후보 모두가 친윤 계열로 분류된다.

친윤계 의원들이 포진됐던 김기현 지도부가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하고, 이철규 의원의 존재감이 컸던 이번 총선 국면에서도 참패하면서 이미 기존 친윤계의 당내 입지가 좁아진 상태였다.

원조 윤핵관이라고 일컬어진 권성동·윤한홍·장제원 의원은 일찌감치 당 권력의 중심에서 멀어졌다. 권 의원은 지난해 3·8 전당대회에서 불출마를 선언하고 친윤계와 거리를 뒀다. 윤 의원도 3·8 전당대회 이후론 별다른 중앙정치 활동 없이 로우키를 유지했다. 김기현 전 대표 사퇴론이 불거지던 지난해 말 장제원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럼에도 당의 주류는 여전히 친윤이 지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번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은 범(汎)친윤으로 분류되는 이종배(4선·충북 충주) 의원, 송석준(3선·경기 이천) 의원, 추경호(3선·대구 달성) 의원이 3파전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비윤' 후보는 전무하다. 추 의원은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출신이고, 송 의원과 이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다.

친윤·비윤 원내대표를 두고 설왕설래는 많았지만, 여전히 의원들 사이에선 '친윤 대 비윤' 구도에서 비윤으로 분류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존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총선 참패 이후 조기 레임덕 우려가 당내서 나오긴 했지만, 대통령 임기가 3년이나 남은 상태에서 대통령과 각을 세울 필요가 없단 것이 당내 중론이다.

2선으로 후퇴한 듯한 기존 친윤 의원들도 다음달 전당대회 등을 기점으로 당내 권력 구도에 재등장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권성동(5선·강원 강릉) 의원은 차기 당권 주자 후보로 거론된다.

국민의힘 권성동, 이철규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성공개최를 위한 당정협의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3.12.1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민주당은 친명계가 주요 당직을 맡고 있다. 총선 대승으로 입지를 굳힌 이재명 대표의 당내 장악력이 더욱 높아지는 모양새다.

지난 3일 당선자총회를 통해 선출된 3선의 박찬대 원내대표가 대표적이다.박 원내대표가 취임 이후 꾸린 새 원내대표단도 친명계로 채워졌다는 평가다. 원내수석을 맡은 재선의 박성준 의원과 김용민 의원은 각각 이재명 지도부 수석대변인을 맡았거나 강성 친명 모임 처럼회 일원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원내대표비서실장을 맡게 된 정진욱 당선인은 이 대표의 정무특보를 지낸 바 있고,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 정무수석을 지낸 윤종군 당선인은 원내대변인으로 임명됐다. 15명의 원대부대표단에도 친명계 당선인들이 다수 포진했다.

이 대표의 입지가 강화되면서 국회의장 후보군인 추미애 당선인과 조정식·정성호·우원식 의원은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 의중) 마케팅을 펴고 있으며, 8월 전당대회에선 이 대표가 사상 최초로 당대표직을 연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조정식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이 대표 연임론에 대해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은 다수 의석을 위임해 줬으니 제대로 일을 하라는 것"이라며 "이를 제대로 잘 이끌 지도자가 이 대표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5.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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