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2년]④유례없는 세수펑크…지난해 56조 이어 올해도 빨간불

경제

뉴스1,

2024년 5월 08일, 오전 06:00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출범 2년을 맞은 윤석열 정부의 곳간은 역대급 세수결손 사태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지난해 56조 원이라는 전례 없는 '세수 펑크'가 올해도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출범 2년 차였던 지난해 연간 국세수입은 344조1000억 원으로 예산 대비 56조4000억 원 부족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내외 경제 여건 악화로 기업의 이익 규모가 줄어들었고,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시장 위축 등도 세수가 감소한 이유로 꼽힌다.

세수가 부족해진 데 이어 예산 '불용'(쓰지 않음) 규모도 45조7000억 원 규모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불용은 편성했던 예산의 일부를 쓰지 않고 인위적으로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정부는 결산상 불용액 중 실제로 영향을 미친 '사실상 불용액'은 10조8000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강조했으나, 대규모 세수 오차가 발생하며 '정작 예산을 써야 할 곳에 쓰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문제는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대규모 세수 결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올해 1~3월 누계 국세수입은 84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조2000억 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목표세수 대비 징수 실적을 나타내는 진도율은 23.1%로 지난해(25.3%)보다 2.2%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최근 5년 평균치(25.9%)보다는 2.8%p 낮았다.
이는 지난해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해 법인세가 덜 걷힌 영향이 컸다. 특히 국내 재계 핵심 기업으로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도 지난해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법인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법인세와 함께 3대 세목인 소득세와 부가가치세의 경우 예상대로 걷히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올해 상반기 기업 실적이 크게 개선된다면 8월 말 중간예납에서 법인세 납부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올해 경기 회복에 따라 기업실적과 내수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고금리와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해 대내외 경제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올해도 대규모 세수결손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올해 목표를 낮춰 잡았으니, 세수결손 규모가 작아질 수는 있지만, 올해도 세수부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상당히 있다"며 "세수가 잘 안걷히는 측면도 있으며, 정부의 감세 정책 영향도 있을 것이다. 하반기를 봐야 하겠지만, 지금까지의 세수 진도를 보면 예상보다 아래쪽으로 가고 있으며, 크게 반전되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지난해 기업 실적이 최악이었으니 법인세가 안 좋으리라는 것은 예상됐다. 그러나 법인세 결손 규모가 더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올해 상반기 기업들의 이익이 늘어나고 있으니, 중간예납에서는 상황이 괜찮을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하반기 경제가 계속 개선된다면 지금보다 결손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며 "그러나 정부 예산(367조3000억 원)을 넘지는 못하고, 5~7조 원 내외의 결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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