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 최대 수혜자 될줄 알았는데…’ ERA 8점대 박종훈, 2군 6이닝 6K 무실점…부활 신호탄 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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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2024년 5월 08일, 오전 08:00

SSG 랜더스 박종훈. /OSEN DB

[OSEN=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SSG 랜더스 박종훈(33)이 퓨처스리그 등판에서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박종훈은 지난 7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2피안타 2볼넷 2사구 6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1회말 선두타자 고승완을 몸에 맞는 공과 도루로 2루까지 내보낸 박종훈은 서준교를 3루수 땅볼로 처리했지만 고승완이 3루까지 진루해 1사 3루 위기에 몰렸다. 김수윤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 1사 1, 3루가 된 박종훈은 김범준에게 3루수 땅볼을 유도했고 3루주자 고승완이 홈에서 태그아웃됐다. 송승환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에서 탈출했다. 

2회에도 선두타자 한재환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킨 박종훈은 박한결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신용석과 조현진을 볼넷으로 내보내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그렇지만 고승완과 서준교를 모두 범타로 잡아내며 실점하지 않았다. 

박종훈은 3회 김수윤과 김범준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잡았고 송승환을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4회에는 선두타자 한재환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박한결, 신용석, 조현진을 모두 잡아내며 이번에도 무실점으로 위기를 넘겼다. 

SSG 랜더스 박종훈. /OSEN DB

5회 선두타자 고승완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박종훈은 서준교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김수윤과 대타 윤형준을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탈삼진 2개를 곁들이며 삼자범퇴로 이닝을 정리했다. 투구수 84구를 기록한 박종훈은 SSG가 16-0으로 앞선 7회 정성곤과 교체돼 이날 등판을 마쳤다. SSG는 17-4로 승리했다.

KBO리그 통산 236경기(1100⅓이닝) 72승 76패 평균자책점 4.81을 기록한 박종훈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47승을 올리며 SSG 주축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2021년 12월 14일 5년 총액 65억원에 비FA 다년계약을 맺은 이후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 2년간 29경기(128이닝) 5승 11패 평균자책점 6.12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비시즌 기간 체중 15kg을 감량하며 절치부심한 박종훈은 올 시즌 반등이 기대됐다. 올해 KBO리그에 도입된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가 박종훈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언더핸드 투구폼으로 공을 던지는 박종훈은 독특한 투구 궤적 때문에 심판들이 볼 판정을 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ABS는 기계적으로 스트라이크/볼을 판단하기 때문에 박종훈의 공이 정확하게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 많았다. 

SSG 랜더스 박종훈. /OSEN DB

이숭용 감독은 “나는 (ABS가 박종훈에게)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박)종훈의 낮은 커브 같은 경우에는 밑에서 엽슛처럼 위로 올라가니까 그게 심판이 봤을 때는 볼을 줄 확률이 크다. 원래 옆구리 투수들은 낮은 공을 많이 던지기 때문에 그런 공은 심판들이 보기 어렵다. 그런데 이제는 걸쳐서 들어오는 공을 모두 스트라이크를 주고 높은 공도 스트라이크 존을 걸치면서 올라가기 때문에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수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심판분들과 이야기를 했을 때도 종훈이가 수혜를 볼 투수라고 이야기를 했을 정도다”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KBO리그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은 입을 모아 ABS의 스트라이크 존이 높다고 말하고 있다. 투수들은 ABS의 높은 스트라이크 존을 노리는 모습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박종훈 역시 높은 코스를 공략하면 타자들이 상대하기 매우 까다로울 수 있다. 

그렇지만 낮은 코스를 주로 공략하던 투수들이 갑자기 투구 패턴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이숭용 감독은 “내가 감독으로 부임하고 나서 계속 주문한 것이 높게 던지라는 것이다. 그 테마를 캠프 때부터 시범경기까지 계속 이야기를 했다. 내가 책임질테니까 높게 던지라고 하는데 그게 되지 않는다. 평생 낮게 던지라는 말을 들어온 투수들이 그걸 바꾸기가 쉽지 않다”라며 아쉬워했다. 

박종훈은 올 시즌 6경기(23⅓이닝) 1승 3패 평균자책점 8.10으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 1일 한화전에서 3이닝 8피안타(1피홈런) 2볼넷 2사구 2탈삼진 6실점을 기록한 이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2군에서 재조정을 시작했다. 경기 초반에는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곧 안정을 되찾고 강렬한 구위를 과시했다.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출발을 한 박종훈은 다시 1군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