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軍 급여 정보 27만여건 유출…"국가개입 배제 못 해"[통신One]

해외

뉴스1,

2024년 5월 08일, 오후 07:38

영국 군인의 급여 정보를 포함한 개인정보 27만여건이 중국 해커에 의해 대량 유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리시 수낵 총리와 그랜트 섑스 국방부 장관이 잇따라 진화에 나섰다.

중국 정부가 연관성을 강력하게 부인하는 상황에서 수낵 총리는 배후를 지목하지 않았지만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강력한 보안 정책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7일(현지시간) BBC 방송과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수낵 총리는 이날 오전 다우닝가 로비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해커가 군대 급여 네트워크를 손상시킨 것으로 파악되지만 국방부가 이미 네트워크를 오프라인으로 전환하고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수낵 총리는 중국을 책임 당사자로 지목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말에 직접 답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에 대해 매우 강력한 정책을 세웠고 이는 중국과 다른 국가들이 제기하는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힘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우회적으로 답변했다.

수낵 총리는 정부가 최근 국방비를 GDP 대비 2.5%로 증액하기로 결정한 것과 지난해 중국의 반도체 산업 투자를 차단한 사실을 강조했다.

군인 개인정보를 관리하던 IT 보안 업체의 계약 사항과 보안 수준을 재검토하고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했다.

유출된 군인 개인정보에는 육군, 공군, 해군은 물론 현역과 예비역, 전역한 군인들의 이름과 은행 정보, 수천 명의 주소와 국민보험번호까지 모두 포함돼 있었다고 정부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개인정보를 훔쳐 간 해커가 지난 몇 개월 동안 군인 개인정보 시스템 안에 침투해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특수공군부대(SAS)를 포함한 다른 특수부대는 별도 보수를 받기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7만여건 기록 가운데 일부는 중복된 것으로 파악돼 실제 피해자는 더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그랜트 섑스 영국 국방부 장관도 해킹 공격의 배후로 중국을 지목하지 않았지만 해커가 중국 출신인 것으로 파악했다.

섑스 장관은 이날 오후 영국 의회에서 연설을 통해 사안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하고 정보 유출 피해를 본 군인들을 위한 8가지 계획을 설명했다.

또 중국을 공개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국가적 개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사건 배후로 의심되는 사이버 활동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악의적인 행위자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있고 국가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하원에 밝힌다"고 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중국의 전방위적인 스파이 행위로 인해 데이터 유출 사건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사례인 데다 군인 대다수의 개인정보 대량 유출된 것으로 추정돼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8월에도 중국 해커들이 영국 선거관리위원회 네트워크를 해킹해 선거인명부가 유출되기도 했다. 당시 해커들은 선거인명부 사본과 이메일, 제어 시스템까지 침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영주재중국대사관은 이와 관련해 "중국은 내정에 대한 불간섭 원칙을 항상 견지해 왔다"며 "영국의 관련 당사자들이 허위 사실 유포를 중단하고 반중 정서를 부추기는 정치적 쇼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tigeraugen.cho@gmail.c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