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본능 살아난 '천재타자'…홈런 선두 KT 강백호, '완전체'로 변모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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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2024년 5월 15일, 오전 10:01

홈런 부문 단독 선두에 오른 KT 위즈 강백호.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천재 타자' 강백호(25·KT 위즈)의 장타 본능이 살아나고 있다.

루키 시즌의 강렬했던 임팩트 이후, 파워 보다는 콘택트가 더 강점이 됐던 그지만, 올 시즌엔 정확한 타격과 함께 파워까지 겸비한 '완전체'로 변모하는 모양새다.

강백호는 지난 14일 경기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1홈런) 2득점 3타점 1볼넷 등을 기록했다.

특히 그는 팀이 1-3으로 끌려가던 7회말 역전 3점 홈런을 작렬하며 KT 홈팬들을 열광케 했다.

이후 KT가 3-3 동점을 허용한 이후 맞이한 8회말엔 다시 한번 강백호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2사 1, 3루 상황에서 롯데 벤치의 고의볼넷 지시가 나오면서 1루로 걸어 나갔다. 1루가 비어있지 않은 상황에서의 고의 볼넷으로, 그만큼 위협적이었다는 이야기다.

KT는 만루 상황에서 장성우가 싹쓸이 2루타로 승부를 갈랐고, 7-4로 이겼다.

강백호는 이날 홈런으로 올 시즌 13호째를 기록하면서 리그 이 부문 단독 선두에 나섰다. 공동 선두를 이루던 최정, 한유섬(이상 SSG), 요나단 페라자(한화)를 한 개 차로 따돌렸다.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아있지만, 강백호의 홈런 페이스는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인다.

그는 개막 초반인 3~4월 10개의 홈런을 터뜨린 데 이어, 5월에도 벌써 3개째 홈런을 때려내며 날카로운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 2시즌 동안 부진했던 강백호.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강백호는 데뷔할 때만 해도 '홈런 타자'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는 데뷔 시즌인 2018년, 고졸 신인으로 29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이는 1994년 김재현(LG)의 21홈런을 24년 만에 경신한 고졸 신인 역대 최다 홈런 기록이었다.

이후 2019년 13홈런, 2020년 23홈런, 2021년 16홈런으로 여전히 장타 능력을 과시했지만, 루키 시즌의 기록을 넘지는 못했다. 오히려 타율이 0.330 이상으로 높아지며 '콘택트'에 강점이 있는 타자가 됐다.

그러던 그는 지난 2년 동안엔 심한 부침을 겪었다. 부상과 부진 등이 겹치면서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2022년엔 6홈런, 지난해에도 8홈런밖에 치지 못했다.

그리고 건강하게 맞이한 올 시즌, 강백호는 신인 때의 장타 본능을 되찾는 모습이다. 당장 홈런왕도 도전할 수 있을 만하다.

홈런 숫자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타점도 늘어났다. 강백호는 타점 부문에서도 44타점으로 단독 선두다. 2위 양의지(두산·38타점)와의 격차가 이미 꽤 큰 편으로, 그만큼 찬스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는 의미다.

KT 위즈 강백호. /뉴스1 DB © News1 김영운 기자

홈런이 늘어났지만 타율이 떨어지지도 않았다. 현재까지 타율이 0.348로 리그 4위, 이전 시즌의 개인 타율과 비교해도 가장 높다. 5월 치른 10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친 것을 포함해 최근 1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다.

신인 시절엔 장타에 집중하는 대신 타율에서 어느 정도 손해가 있었고, 이후론 장타를 줄이고 타율이 올라갔는데, 올 시즌은 현재까지로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있는 모양새다.

강백호의 활약은 KT 입장에서도 반갑다. 강백호가 부진했던 지난 2시즌, KT는 투수력으로 버티는 팀이었다. 반면 올 시즌은 투수들의 연이은 부상과 부진으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데, 강백호를 위시한 타격으로 그나마 상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에이스 고영표가 이탈한 KT는, 최근엔 웨스 벤자민도 2군으로 내려가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최소 다음 달에야 정상적인 마운드 운용이 가능해지는 상황에서, 간판 강백호의 맹타는 그나마 위안으로 삼을 수 있는 부분이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