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도입돼 시행 3년 차를 맞은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참여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경북·경남·울산 대형 산불로 인해 고향사랑기부 행렬이 이어지면서 올해 1분기(2025년 1~3월) 모금액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1분기 고향사랑기부금 총 모금액은 약 183억5000만원이며, 총 모금건수는 약 15만3000건이라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1분기 총 모금액(약 94억7000만원) 및 모금건수(약 6만8000건)와 비교했을 때, 모금액은 1.9배, 모금건수는 2.3배 각각 상승한 수치다.
3월 말 초대형 산불이 발생한 영남지역 8개 지방자치단체에서 큰 폭으로 증가한 모금액이 전체 모금액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8개 지역은 울산 울주군, 경북 안동시·의성군·청송군·영양군·영덕군, 경남 산청군·하동군이다. 이들 지자체의 1분기 모금액은 약 50억원으로 1분기 전체 모금액의 약 27.1%를 차지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17개 광역시·도 모두 지난해 1분기 대비 모금액이 증가했으며, 산불 피해지역이 집중된 경북에 가장 많은 모금액(56억4000만원)이 모이며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1분기 경북의 고향사랑기부금 모금액은 약 14억2000만원이었다. 올해는 전년 동기 대비 297.2%나 증가한 것이다.
특히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경북 의성군은 지난해 1분기 대비 약 22배 수준인 약 12억4000만원을 모금했으며, 이는 지난해 전체 모금액인 4억6000만원보다 2.7배 많은 수치다.
경북 영덕군도 약 15억7000만원을 모금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모금액이 약 8.4배 늘었다.
기부 금액별로 살펴보면 10만원 이하 기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4년도 1분기 96.3%에서 2025년 1분기 96.8%로 소폭 증가했다. 10만원 이하 기부비중은 2023년 94.4%에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또 500만원 이상 기부는 377건(25억1000만원)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올해부터 상향된 최고 기부 한도 2000만원 기부는 21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도입된 지정기부는 자치단체의 노력으로 109개 사업이 발굴됐으며, 작년 말 지정기부 사업수(55개) 대비 약 2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지정기부 사업을 분야별로 보면 사회취약계층 지원 및 청소년 육성보호가 59건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다음으로 주민 복리 증진 분야가 29건으로 뒤를 이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직결된 답례품 판매 규모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답례품 전체 품목은 1만5551건으로 지난해 말(1만4989건) 대비 소폭 증가했으며, 답례품 판매액은 52억9000만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27억9000만원) 대비 1.9배 증가했다.
답례품 중에서는 노지감귤(제주), 논산딸기(충남 논산), 삼겹살(충북) 등이 높은 판매량을 보였고, 상위 10위 중 7개 품목이 농·축산물에 해당돼 고향사랑기부제가 농가소득 증대를 이끌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보탬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지난 22일 기준 전체 누적 모금액은 약 252억1000만원, 모금 건수는 20만5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1배, 2.3배 증가하며 4월 들어 그 증가세가 더욱 커지고 있다.
행안부는 1분기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앞으로 기부 편의성 개선 등을 집중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농협 등 오프라인 기부창구에서 원스톱으로 답례품까지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상반기 중 개시하고, 기부 효능감을 높일 수 있도록 온라인 기부확인증 서비스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부터 운영 중인 7개 민간플랫폼 외에 상반기 중 고향사랑기부를 할 수 있는 민간플랫폼을 추가 개통해 기부 접점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김민재 차관보는 “고향사랑기부제에 보내주신 관심과 응원에 감사드린다”며 “기부 편의성과 답례품 신청 절차 개선을 지속 추진하고 국민들의 정성이 지역활력의 실질적 마중물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행안부는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일본 미야자키현과 가고시마현을 찾아 일본 정부와 함께 고향사랑기부제 발전을 위한 세미나를 열고, 현지 사업장을 방문한다고 전날 밝혔다.
고향사랑기부제는 2008년부터 일본이 운영해온 고향납세제를 참고해 도입한 제도다. 일본은 제도 도입 15년 만인 2023년 연간 모금실적이 1조엔(약 1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전년보다 35% 늘어난 879억원의 모금실적을 기록했다.
이번 방문은 고향사랑기부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일본 정부와 함께 진행하는 행사로, 김민재 행안부 차관보를 단장으로 고향사랑기부제 담당 부서와 한국지방재정학회 전문가들이 참여해 일본의 제도 운용 실태를 세밀하게 연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