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농성장 강제 철거 중 충돌..."명백한 폭력"vs"공집 방해"

[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홈플러스 기업회생과 관련해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MBK파트너스의 책임을 요구하며 세운 농성장이 철거됐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 2명이 다쳐 법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0분 종로구청 관계자 등은 노조 측이 청진공원 쪽에 설치한 ‘천막 농성장’에 대한 강제 철거를 집행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A씨가 손에 부상을 입었고 다른 조합원 B씨는 호흡 곤란을 호소했다.

이날 사고는 구청 공무원이 천막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직원이 천막을 고정하고 있던 구조물을 절단하던 중 커터칼이 A씨의 손을 깊게 그어 중상을 입혔다. 민주노총은 A씨는 한 손에 마이크를, 다른 손으로는 천막의 뼈대를 잡고 있었다고 전했다.
A씨의 손은 혈관, 인대, 신경까지 손상돼 현재 봉합수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돼 대기하고 있다. B씨 역시 종로구청 직원들의 압박에 호흡 곤란과 흉통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마트노조는 “노동자들이 천막을 칠 수밖에 없었던 절박한 사정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철거에 나선 행위는 명백한 폭력”이라며 “정당하게 집회신고를 내고 집회를 이어가던 와중, 기습적인 철거로 집회를 방해하고 인명피해까지 초래한 종로구청과 경찰은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법적 대응까지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종로구청도 이날 종로경찰서에 노조를 공무집행방해죄로 고소했다. 구청 측은 “공무 수행하는 직원 밀치고 넘어지게 하고 잡아당기고, 팔꿈치로 가격하기까지도 했다”며 “공무집행방해로 경찰에 신고 접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강제 철거에 대해서는 ‘천막 농성’이 불법적 요소가 있었기 때문에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구청 관계자는 “도로법 74조에 의하면 천막 설치는 불법”이라며 “지난 16일부터 자진철거하도록 계고장도 붙이고 행정지도를 했는데도 계속해서 천막 농성을 강행해 정비했다”고 밝혔다.

한편 홈플러스 노조는 홈플러스의 대주주 MBK파트너스에 홈플러스의 공정한 회생 계획을 요구하며 지난 14일부터 MBK 사무실 인근 청진공원에서 천막 농성을 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