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족이 공개한 휴대폰 메시지. 뉴시스
제주시 한 장례식장에서 차려진 빈소에 제자들 발길이 이어진 가운데 유족들은 A씨가 학생과 메신저로 마지막으로 소통한 기록들을 공개했다.
A씨는 18일 학교를 여러 차례 빠져 지도를 이어온 B군에게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00아 너 누님한테 고마워 해야 한다. 학교 열심히 나왔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담배 못 끊겠으면 담배 줄였으면 좋겠다. 누님이 옆에서 많이 도와주니까 누님 말만 잘 들으면 00이 잘 될거라 생각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학생은 올해 3월 A씨가 중학교 3학년 담임을 맡으면서 지도하게 된 학생으로, 병원 진료 등을 이유로 학교를 여러 차례 나오지 않아 A씨가 수시로 출석을 독려했다는 것이 유족 설명이다.
특히 유족들은 A씨가 성의껏 지도를 했음에도 B군 가족이 A씨에게 민원을 제기해 이를 힘들어했다고 주장했다. B군의 누나가 B군 비행 책임을 A씨에게 돌렸다는 것이다.
A씨는 민원인과 5월 한달 동안 여러 차례 민원 전화를 해야 했고 하루에 12통 이상 전화를 한 날도 있었다. B군 가족은 A씨를 상대로 제주도교육청, 제주시교육지원청 등에도 민원을 제기했다.
20년동안 근무한 A교사는 올해 ‘2040청년 모범교사상’ 30명에 선정되기도 하는 등 학교에서 평판이 좋았던 교사로 알려졌다.
한 유족은 “A교사는 최근 밥도 제대로 안 먹고 병원에도 가지 않았다. 그는 중학교 3학년 아이들을 진심으로 가르치고 지도한 것 밖에 없다. 혼자 속앓이를 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초등생 자녀를 두고 떠난 A교사의 마음을 헤아려 그의 명예가 제대로 지켜지길 바라는 마음 뿐”이라며 안타까움 심경을 전했다.
A씨는 지난 22일 밤 0시46분쯤 중학교 인근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교무실에 남긴 유서에는 학생들 지도로 힘들었다는 내용 등이 담겨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동부경찰서는 A교사가 숨진 배경과 관련해 내사에 착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