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 비상계엄’ 기획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지난해 12월 24일 오전 서울 은평구 서울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구 여단장은 “12월 3일 롯데리아에서 대화할 때 중간에 ‘며칠 전 대통령을 만났다’, ‘대통령한테 갔을 때 대통령이 나한테 거수경례하면서 사령관님 오셨냐고 얘기까지 했다’면서 약간 뻐기듯이, 자랑하듯이 얘기한 기억이 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0~11월경부터 구 여단장과 진급 관련 통화를 하면서도 “내가 대통령도 잘 알고 있다”는 말을 2~3번 했다고 구 여단장은 증언했다.
구 여단장은 노 전 사령관이 김용현 전 장관과의 친분을 내세워 진급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 여러 차례 접근했다고 밝혔다.
구 여단장은 “11월 들어서는 ‘김용현 장관하고 얘기가 잘 됐다’, ‘네가 이번에 진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진급이 되면 정보사령관으로 할 수도 있다’ 등 장관하고 잘 얘기해서 하겠다고 한 얘길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진급이 무산되자 노 전 사령관은 11월 25일 진급 발표 하루이틀 전 전화를 걸어 “기대 많이 했을 텐데 진급 폭이 작아서 어려울 것 같다”며 “장관님이 그래도 너를 아끼시고 귀하게 생각하시니까 다음 보직을 잘 챙겨줄 것”이라고 위로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합수단 2단장으로 문서상에 표기가 돼 있고, 부정선거 관련된 그런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 지시를 알려주려고 했던 것 아닌가 싶다”며 “또 한 가지는 너도 이런 일을 같이 했다라고 하는 걸 미리, 속된 표현으로 ‘엮여있다’는 걸 알게 하려고 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구 여단장은 12월 3일 ‘햄버거 회동’에 대해 “최종 임무를 확인하는 단계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대령이) 처음 만나서 대화하는 것 같지 않았고, 사전에 얘기한 상태로 와서 최종적으로 임무를 확인하는, 최종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행동요령에 대해 시간순으로 확인하는 과정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당시 작성한 메모에는 ‘선관위’, ‘명단’, ‘확보’ 등의 단어가 적혀 있었다. 구 여단장은 “대화하는 과정에서 첫 번째로 딱 들어온 키워드 중 하나가 ‘선관위’였다”고 증언했다.
한편 노 전 사령관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지난달 16일 추가 기소됐다.

(사진=방인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