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안정됐으면"…`대선 오픈런` 시민들, 선거 열기 `후끈`[르포]

사회

이데일리,

2025년 6월 03일, 오전 07:28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김현재 박원주 성가현 수습기자] 제 21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일,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시민들의 관심이 전국 곳곳의 투표소에 쏟아졌다. 아직 문을 열지 않은 투표소 앞에 긴 줄이 늘어섰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수십분의 대기 시간도 아끼지 않았다.


제21대 대통령선거일인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4동 제3투표소가 설치된 원명초등학교에서 주민들이 길게 줄서서 투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뉴스1)
3일 오전 5시 30분, 이데일리가 찾은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투표소 앞은 아직 투표가 시작되지 않은 시간임에도 사람들이 늘어섰다. 투표 시작시각인 오전 6시가 다가오자 수십명의 인파가 몰렸고, 이들이 만든 장사진은 건물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이 같은 ‘투표 오픈런’에 참가한 사람들은 자영업을 하는 노인, 어린 자녀와 함께 온 아빠, 약속 나가기 전에 빨리 투표소를 찾은 청년 등 다양했다. 하지만 새로운 세상을 위해 한 표를 행사해야겠다는 마음은 모두가 같았다. 투표를 마친 사람들은 ‘인증샷’을 찍으며 다른 사람들의 투표도 독려했다.

아이와 함께 투표소를 찾은 유정훈(37)씨는 “아이가 매일 새벽 5시면 깨는데, 마침 시간이 맞아 아이를 데리고 투표를 하러 나왔다”며 “큰일이 있고 나서 치러지는 선거 아닌가. 많이들 참여해서 투표율이 높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옷 가게를 운영한다는 유정자(81)씨는 “대선 투표를 여러 번 하면서 대통령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면서도 “그래도 이번엔 정말 그만 싸우고 화합하는 사람이 뽑혔으면 좋갰다”고 했다.

이날 생애 첫 투표를 하러 나왔다는 학생도 있었다. 고서연(18)양은 “내 첫 투표다. 내 한 표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투표에) 임했다”며 “처음으로 대선 토론도 챙겨봤고, 내 가치관에 맞는 후보가 누구인지 생각해봤다”고 했다.


동작구 사당동 앞에도 이른 아침부터 투표를 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모(77)씨는 “앞으로 손주들이 잘 살 수 있는 좋은 세상이 됐으면 좋뎄다”며 “우리 후대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변해야 한다. 그것이 좋은 사회”라고 했다. 투표를 위해 평소 출근하는 시간보다도 일찍 일어났다는 최연석(33)씨는 “미래의 대통령은 양극화돼서 사우지 말고 화합하는 정치를 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일인 3일 오전 제주시 연동 제2투표소가 마련된 신제주초 체육관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데일리가 찾은 또 다른 투표소 경기도 수원 광교동의 모습도 비슷했다. 투표 시작 30분 전엔 9명 정도이던 대기인원은 투표시작 직전엔 60명까지 늘어날 정도로 대선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이 투표소에 가장 먼저 와 있던 황종익(82)씨는 “대통령을 뽑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 (오전) 4시쯤 일어나서 투표소에 왔다”며 “당선자가 국민들이 안심하고 잘 살 수 있도록 나라를 반듯하게 바로 세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혼부부인 이지호(29)·송태원(30)씨는 “청년 정책이나 신혼부부 정책과 관련해 구체성이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도 후보들이 그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는 것 같아서, 새 대통령이 이를 보완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후에 일정이 있어 일찍 투표를 하러 나왔다는 김지수(31)씨는 “국민의 권리인 소중한 한 표니까, 내가 지지하는 후보의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당연히 투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제 정세나 내수가 어렵기 때문에 새 대통령이 경제 분야에 신경을 많이 써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사전투표와 달리 본 투표는 각 유권자에게 지정된 투표소에서만 투표를 할 수 있는 탓에 혼선을 겪는 시민들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한 청년은 “관외자 투표는 어디서 하느냐”고 물었다가 선거사무원의 “오늘은 지정된 투표소에서만 가능하다”는 대답을 듣고 허탈하게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