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리더가 조직을 살린다①[문코치의 킥]

사회

이데일리,

2025년 6월 03일, 오전 08:30

문성후 원코칭 대표코치
[문성후 원코칭 대표코치] 삼성은 지난 3월 임원 대상 ‘삼성다움 복원’ 세미나에서 이재용 회장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즉생의 각오로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며, 승부에 독한 삼성인’을 새긴 기념패를 임원들에게 주었다고 합니다. ‘삼성이 말하면 길이 된다’는 말처럼 삼성의 조직상과 리더관은 대한민국 리더십에 무척 중요한 화두가 됩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시리즈로 삼성이 제시한 조직관과 리더상에 대해 제 주관적인 앵글로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삼성이 말한 조직관과 리더상은 위기와 역전, 그리고 승부라는 상황과 대상에서 강하고, 능하고, 독한 조직과 리더입니다. 그런데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다는 말은 쉽게 이해되는데 승부에 ‘독하다’라는 말은 무슨 의미일지 조금 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독한 리더’란 무엇일까요? 영어로 찾아보면 다음과 같이 여러 의미를 가진 단어들이 나옵니다. ①Tough leader - 강단 있고 단호한 리더 ②Hard-nosed leader - 감정보다 현실과 결과 중심, 냉철한 리더 ③No-nonsense leader - 불필요한 감정이나 핑계를 허용하지 않는 실용적인 리더 ④Relentless leader - 물러섬 없이 밀어붙이는 리더 ⑤Demanding leader - 높은 기준과 기대를 요구하는 리더 ⑥Ruthless leader -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과를 추구하는 리더 ⑦Driven leader - 목표 달성을 향해 강하게 몰아붙이는 리더 등입니다.

물론 ‘강한 리더(Strong leader)’도 독한 리더와 동의어로 종종 떠오릅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독한 리더에는 위와 같은 리더 모습이 떠 오릅니다. 여기에 ‘카리스마(charisma)’를 가진 리더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독한 리더는 ‘넘보지 못할 정도의 강력함과 냉철함, 고집스러움, 괴팍함’이 한데 어우러진 ‘괴짜’나 ‘독재자’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렇듯 영어로 독한 리더는 단어로만 보면 거칠고 냉정한 리더, 성과만 보는 리더로 해석됩니다.

독한 리더는 과연 그런 리더일까요? 아닙니다. 서구에서 말하는 독한 리더와 우리가 말하는 독한 리더는 다릅니다.

우선 독한 리더는 자신만의 철학과 신념이 있는 리더에서 출발합니다. 우리는 생각있는 리더, 생각하는 리더, 생각이 또렷한 리더를 좋아합니다. 여기서 생각이란 바로 철학을 말합니다. 철학은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그 가치를 실행하는 행동규범인 ‘원칙’, 그리고 가치와 원칙으로 이룰 ‘목표’를 말합니다. 이렇게 가치가 분명하고 원칙이 세워져있다면 방향만 잘 잡는다면 목표에는 저절로 도달하게 됩니다.


‘가치’란 ‘내가 절대 양보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삶과 일의 기준’입니다. 제 가치는 ‘나쁜 일로 돈을 벌지는 말자’입니다. 이 가치가 강하다 보니 오히려 남을 도우며 돈을 버는 코칭, 컨설팅, 강연, 저술 등이 제 일이 된 것 같습니다.

‘원칙’은 일정한 상황에서 자신만의 행동 가이드라인입니다. 저는 ‘누구든 도움을 청하면, 혹은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내 범위안에서 최선을 다하자’가 제 행동원칙입니다. 저는 코칭을 하면 그 시간 동안은 제 기를 다쏟아 경청과 질문, 제안에 최선을 다합니다. 강의를 하면 목이 터져라 큰 소리로, 많이 움직이며 청중과 소통합니다.

끝으로 ‘목표’는 리더가 도달하고자 하는 바로 ‘그 곳’입니다. 저는 내담자(coachee)의 만족과 성취, 청중의 배움과 실행이 늘 제 목표입니다.

우리는 그 사람 참 ‘독하다’라고 하면 거기에는 경외의 뜻도 포함합니다. 그 사람 참 한결같고 집요하고 그래서 어려운 상황에 굴하지 않고 성과를 이루어낸 사람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그렇게 독한 리더가 되려면 가치, 원칙, 목표가 또렸하고 자신만의 철학으로 무장되어 있어야 합니다. 리더의 출발점은 자신만의 철학부터 갖는데서 시작합니다.

■문성후 대표 △경영학박사 △외국변호사(미국 뉴욕주) △연세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