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병원은 오는 6일과 13일 오후 2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응급실 진료를 제한한다고 4일 밝혔다. 성인 응급환자는 진료하지 않지만 소아 응급환자는 정상 진료한다. 충북대병원은 측은 “응급의료센터에 근무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5명인데 이 중 전문의 한 명이 병가를 내서 부득이하게 한시적으로 응급실 진료를 제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충북대병원 홈페이지에 게재된 응급실 진료 제한 안내 팝업창. (자료=충북대병원)
의정갈등 이후 충북대병원 응급의료센터는 고질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다. 충북대병원은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간 매주 수요일 응급의료센터 문을 닫은 바 있다. 7명이던 전문의가 5명으로 줄어들면서 24시간 운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후 기간제 의료진이 충원됐지만 이들은 응급의료센터에서 혼자 근무할 수 없다. 이경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지역응급의료센터에는 최소 6~7명의 전문의가 있어야 돌아간다”면서 “5명만으로는 응급의료센터의 지속 가능한 운영을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이번 한시적인 응급 진료 제한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적은 인원으로 24시간 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하다 보니 격무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몸도 쉽게 망가진다. 여유 인력이 없는 상태에서 의료진 한 명이 이탈하면 바로 진료 파행으로 이어진다.
일단 병원 측은 결원 모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아직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진 않는다. 병원 측은 지난달 응급의학과 기간제 전문의 채용 공고를 냈지만 아직 사람을 구하진 못했다. 충북대병원은 올해 상반기에 소아외과와 신장내과, 권역외상센터 등 응급의학과를 제외한 여러 진료과에서 임상교수를 모집하는 등 의사 구하기에 백방으로 나서고 있다. 사직 전공의 또한 돌아올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의학전문대학원이 생기면서 지방에 있는 전문의가 서울 및 수도권으로 이직하는 현상이 심해졌다”면서 “의정갈등은 방아쇠였을 뿐 이젠 지방을 지킬 의사가 없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