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 성폭행한 학부모들…경찰에 웃으며 “기억이 잘…” [그해 오늘]

사회

이데일리,

2025년 6월 05일, 오전 12:00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2016년 6월 5일, 전남 목포경찰서는 박모(49·식당업)·김모(38·식당업)·이모(34·양식업)씨 등 3명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 20대 여성 A씨를 성폭력 및 성추행 한 이들은 놀랍게도 여교사와 학부모 관계였던 것으로 드러나 지역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전남 신안군의 한 섬마을 초등학교 관사에서 여교사를 성폭행한 학부모 2명과 주민 1명이 검찰로 송치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건은 그해 5월 21일 일어났다. 그해 3월 부임한 20대 교사 A씨는 이날 전남 목포에서 마지막 배를 타고 오후 6시쯤 섬에 도착해 저녁을 먹기 위해 안면이 있던 학부모 박 씨의 횟집을 찾았다.

박 씨 등은 A씨에 인삼주 등 술을 재차 권했고 A씨는 오후 10시가 넘자 몸을 가누기 어려울 정도로 만취 상태가 됐다. 이 자리에는 김 씨와 이 씨도 동석했다.

박 씨는 오후 11시쯤 A교사를 데려다 주겠다며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관사로 향했다. 이후 박 씨는 A씨를 업고 관사 방에 눕힌 뒤 20여분 간 성추행했고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선생님이 휴대전화를 놓고 갔다”며 차량으로 뒤따라와 곧바로 관사 방으로 들어가 A씨를 성폭행했다. 이에 박 씨는 김 씨에 전화를 걸어 “이 씨가 큰 일을 저지를 것 같다”며 관사로 가 A씨를 살펴달라고 말했다.

이후 다음날 오전 1시 30분쯤 A씨를 “지키러 간다”던 김 씨는 두 번째 성폭행을 저질렀다. 김 씨는 경찰에 “이 씨를 만날 수 없어 되돌아왔다”고 범행을 부인하다 DNA가 나오자 묵비권을 행사했다.

가해자들은 웃으면서 담담한 태도로 경찰 조사에 임했다. 피해자의 몸에서 이들의 DNA가 검출됐지만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가해자 중 한명은 “내 정액이 왜 거기 있죠?”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들의 범죄 행각은 침착하게 대응한 피해자 덕분에 빠르게 밝혀질 수 있었다. A씨는 샤워를 하지 않고 이들의 정액과 체모, 증거 등을 수집했고 이를 접수한 경찰은 가해자들의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로 구속기소했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 전후로 전화 통화를 주고 받은 점, 각자의 차량을 뒤이어 운행한 점을 들어 범죄를 공모하고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1심 선고 이후 검찰과 가해자들간 법적 공방이 이어졌다. 각각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고 항소심에서는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이유로 10년, 8년, 7년이 선고됐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도 명해졌다.

가해자들은 대법원에 상고했고 파기환송심을 거쳐 항소심보다 더 높은 15년, 12년, 10년 형을 최종 선고받았다.

이들은 각각 2031년 6월, 2028년 6월, 2026년 6월 만기출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