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SNS에 ‘요정귀 필러(왼쪽)’과 ‘아이링 수술’ 후기가 올라와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9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인스타그램과 커뮤니티 등에서 ‘아이링 수술’과 ‘요정귀 필러’ 등이 주요 검색 키워드에 오르내리고 있다. 아이링 수술은 눈동자보다 조금 더 큰 동그란 모양의 링을 안구에 넣어 마치 서클렌즈를 낀 것처럼 보이게 하는 미용목적의 수술이다. 요정귀 필러는 귀 끝 부분에 필러를 넣어 더욱 뾰족하게 만드는 것으로, 정면에서 볼 때 얼굴이 작아 보이는 효과를 목적으로 한다. SNS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게시물들에는 “최근 한국에서 유행하는 시술”이라는 문구와 함께 두 성형술이 소개돼 있었다.
실제 성형을 경험한 이들의 후기도 잇따랐다. 한 인스타그램 이용자 A씨는 아이링 수술을 마친 뒤 자신의 사진을 찍어 공유했다. 올해 3월에 수술했다는 A씨는 이데일리에 “제 딸이 첫 수술자였다”며 “지금도 예뻐 만족한다”고 말했다. A씨 계정에는 28세인 딸과 함께 아이링 수술을 받은 사진과 함께 수술 추천 글 여러 개가 올라와 있었다. 지난해부터 아이링 수술을 도입한 한 안과 원장은 “30대가 가장 많고 20대도 한다”며 “학생들은 부모님과 같이 온다”고 했다.
이런 게시물을 보고 ‘궁금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윤모(31)씨도 이들의 게시물을 보고 최근 서울 강남구 소재 안과 4곳을 다녀왔다고 했다. 윤씨는 “학생 때부터 착용하던 렌즈 때문에 건조증을 달고 살았는데 우연히 SNS에서 보고 상담을 받고 왔다”며 “보기에 이상하다는 반응도 있지만 실제 다른 사람이 올린 후기를 보고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요정귀 필러 시술을 받았다는 임주희(23)씨도 “인스타에 떠서 알게 된 시술인데 쉽게 예뻐질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전문의도 “안정성 의문, 쉽게 선택해선 안돼”
하지만 이러한 수술과 시술은 안전성 면에서 완벽하게 입증되지 못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이링 수술은 지난해 초 국내 한 전문의가 개발해 몇몇 안과에서 시행되고 있지만 전문의 사이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수술’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안과 전문의는 이 수술에 관해 “임상적 안전성 등에 통과한 건 전혀 아니다”고 설명했다.
요정귀 필러 역시 10~20분이면 끝나는 시술 시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난도가 높다고 한다.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귀는 연골이 복잡하고 혈류 공급이 적어 잘못하면 조직 괴사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모든 시술과 수술이 그렇듯이 쉽게 선택할 만한 것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관련 광고와 후기가 SNS를 타고 무분별하게 퍼지는 점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여기에 SNS가 미용 목적의 불필요한 성형 수술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지난 1월 발표된 한국미용학회 연구에 따르면 SNS를 자주 접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신체에 대한 불만족이 크고 미용목적의 성형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때문에 인스타그램 측도 무분별한 성형 광고가 미성년자들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해 지난 2019년 18세 이하 사용자를 상대로 한 과도한 체중 감량과 성형 수술 광고를 제한한 바 있다.
윤성호 성형외과 전문의는 “SNS 속 이미지가 실제보다 과장되거나 보정된 경우가 많아 이를 기준 삼아 성형을 결심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을 유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성형을 부추기는 사회다”며 “필요하면 하는 거지만 거기에 너무 빠져서 외모지상주의에 몰입하게 되면 그것 자체가 본인의 성장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