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박스쿨 협력단체’, 교육청 보조금으로 ‘뉴라이트 책‘ 100권 구매

사회

이데일리,

2025년 6월 09일, 오후 04:17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제21대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댓글로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된 ‘리박스쿨’의 협력 단체인 대한민국교원조합(대한교조)이 부산시교육청의 보조금으로 ‘뉴라이트 책’을 구매하고 서울에서 북 콘서트를 연 것으로 파악됐다.

극우 성향 단체 ‘리박스쿨’의 댓글 여론 조작 관련 보도가 나온 가운데 지난 2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한 빌딩에 리박스쿨 사무실 간판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9일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부산시교육청이 지난해 대한교조에 지원한 금액은 총 2400만원에 달한다.

대한교조는 2400만원 중 1600만원을 교사 대상 인문학 강의와 교양 프로그램인 ‘사계절 공부하고 나눠주기 아카데미’에 사용했으며 나머지 800만원은 지난해 4~11월까지 진행된 ‘엑스포 자유시민교육’에 썼다.


엑스포 자유 시민 교육 사업 예산 중 368만 7000원이 ‘자유시민 교육에 적합한 도서 선정 및 보급’을 위한 북 콘서트에 사용됐으며 이중 243만원은 대한교조에서 자체 출간한 책 ‘대한민국 사회 교과서’ 100권을 사는 데 투입됐다. 대한교조는 해당 책 100권을 구입한 영수증을 정산보고서에 넣기도 했다.

대한교조가 지난해 9월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대한민국 사회 교과서’ 출판 기념회 포스터. (사진=대한교조 SNS 갈무리)
‘대힌민국 사회 교과서’ 집필진에는 조윤희 대한교조 상임위원장을 포함한 전·현직 교사 9명과 홍후조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를 비롯한 교수 6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후 대한교조는 지난해 9월 28일 서울시 종로구 변호사회관에서 ‘대한민국 사회 교과서’ 북콘서트를 개최했다.


정 의원은 “극우 뉴라이트 교과서 구매에 국민의 혈세가 사용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확인된 사례 외에도 부적절한 집행 내역이 있는지 철저한 전수조사와 함께 위법 여부를 살펴보겠다”고 전했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스쿨’을 줄인 것으로 초등학생에게 극우 사상을 주입하기 위한 강사를 양성하고 댓글 조작팀을 꾸려 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론 조작에 가담했다는 등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4일 리박스쿨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대표인 손효숙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손씨는 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김문수 국민의힘 당시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자손군’(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을 운영, 댓글로 여론을 조작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컴퓨터 등 업무방해)를 받는다.

교육부는 지난 1일 자로 손 대표를 장관 정책자문위원에서 해촉했으며 늘봄 프로그램 전반에 대해서는 오는 13일까지 시도교육청과 전수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