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도시는 잊어라…‘봉래산의 기적’ 꿈꾸는 영월

사회

이데일리,

2025년 6월 09일, 오후 07:18

저출생·고령화로 대한민국은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행정안전부가 2022년 도입한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잘 활용하고 있는 전국 주요 시·군을 찾아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어떤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는지 점검해봤습니다. 소멸 위기를 극복한 모범사례를 통해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영월(강원)=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덕포리에 있는 영월역에 내리면 봉래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역을 기준으로 북쪽에 위치한 이 산은 해발 799.8m로 관내 가장 높은 산은 아니지만 별마로천문대, 천문과학관 등이 있고, 영월읍은 물론 동서남북을 모두 내려다볼 수 있는 관광명소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달 26일 영월군을 찾았을 때 봉래산은 신록의 계절을 맞아 푸른 빛으로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향후 모노레일이 설치되고 산 정상에도 전망대가 들어서면 한층 업그레이드 된 관광명소로 주목받을 것으로 영월군은 내다봤다.

강원 영월군은 봉래산을 중심으로 모노레일과 보도교, 전망대를 설치하는 ‘동강영월 관광거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영월역에서 바라 본 봉래산과 새롭게 들어설 주요 시설 위치도. (사진=영월군)
◇ 드라마·영화 촬영에도 소비지출 도내 최하위


영월군은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한 우수 지방자치단체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이 지자체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봉래산 명소화를 위한 ‘동강영월 관광거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봉래산에 모노레일 설치를 통한 봉래산, 별마로천문대 등 기존 관광자원과의 연계로 관광거점을 조성하는 게 골자다. 이를 통해 영월을 ‘강원남부 관광 거점 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야간 관광 콘텐츠 개발 및 프로그램 활성화를 통한 체류형 방문객 및 생활인구 유입증대로 지병소멸에도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매력 있는 관광상품 개발과 주민참여 및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도 이 사업의 주요 목적 중 하나다.

영월군이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산업 기반 붕괴가 가져온 관광산업의 부재 때문이다. 뛰어난 자연환경(동강 등)과 역사 문화자원(장릉 등)을 지녔음에도 1989년 석탄 산업합리화 이후 산업 기반의 붕괴로 지속적인 인구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 1980년대 10만명대에 육박했던 영월군 인구는 지난달 기준 3만6400여명까지 줄었다.

또 동강, 장릉, 별마로천문대 등 다양한 관광자원을 보유했음에도 핵심 관광콘텐츠 부재와 낮은 방문객 수 및 관광 소비지출도 이 지역의 해묵은 과제였다. 올해 초 방영된 MBC 드라마 ‘모텔 캘리포니아’와 2006년 영화 ‘라디오 스타’ 등 영화, 드라마 촬영지로도 꽤나 알려져 있지만, 지역 활력을 이끌만한 관광상품이 없다는 것이다.

이정곤 영월군 기획팀장은 “영월은 삼척으로 지나가는 코스의 일부분으로 여겨지다 보니 체류형 관광상품이 부족했다”면서 “관광 소비지출도 도내 16개 시·군 중 최하위 수준인데다, 50대 이상의 중장년층, 노년층 관광객이 대부분이다 보니 2030 젊은 층과 가족단위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이 사업을 민선 7기부터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의 봉래산에 들어설 스타이카워와 스카이센터 및 광장 조감도. (사진=영월군)


◇ “젊은세대·가족단위 위한 관광상품 개발”

이 사업에는 모노레일 설치 뿐 아니라 전망시설 조성, 영월역에서 봉래산 초입까지 이어주는 보도교를 조성 등이 포함돼 있다. 총사업비는 지방소멸대응기금 220억원을 포함해 881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사업이 탄탄대로를 걸은 것은 아니다. 김선영 영월군 봉래산 명소화 TF팀장은 “산을 끼고 있다 보니 도청으로부터 문화재 보호, 모노레일 설치에 대한 행정절차를 밟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특히 모노레일 사업은 매뉴얼이 없다 보니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영월군은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되고 있는 모노레일, 전망시설, 보도교 조성 사업을 내년 4월께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망시설로는 영월군을 내려다보고, 스카이위크 체험을 할 수 있는 ‘스카이타워’와 카페 및 편의, 전시 공간인 ‘스카이센터 및 광장’이 들어선다. 영월군은 아울러 도시 접근성 개선을 위해 2031년 개통을 목표로 충북 제천~영월 고속도로 건설 사업을 내년에 착공한다. 이는 경기 평택부터 강원 삼척을 잇는 고속도로 사업의 일부다.

김 팀장은 “모노레일이 완공되면 봉래산 초입에서 탑승해 제일 처음 내리는 곳이 별마로천문대가 된다. 이를 통해 젊은 세대는 물론, 가족단위 관광객을 위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야간 관광상품도 만들 것”이라며 “봉래산이 랜드마크가 되면 읍내에서 소비가 발생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