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든 채 내야까지 질주…‘잠실 레인맨’ 벌금 20만원

사회

이데일리,

2025년 6월 09일, 오후 05:33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지난해 7월 프로야구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열리던 잠실 구장에서 우산을 펴고 난입한 관중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지난해 7월 19일 프로야구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리던 잠실 구장에서 우산을 펴고 난입한 A씨가 볼보이에게 잡히기 직전 모습. (사진=티빙 중계영상 갈무리)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12단독(곽윤경 판사)은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지난달 20일 벌금 2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외야 펜스를 넘어 그라운드 안까지 진입해 야구 경기 진행 업무를 방해했다”며 “누구든지 못된 장난 등으로 다른 사람, 단체 또는 공무수행 중인 자의 업무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7월 19일 프로야구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리던 잠실 구장에서 우산을 펴고 난입한 A씨가 오른손으로 우산을 쥔 채 양팔을 벌리고 그라운드를 가로지르고 있다. (사진=티빙 중계영상 갈무리)
A씨는 지난해 7월 19일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LG와 두산의 경기가 진행되던 8시 24분께부터 3분간 “우산이 그라운드 안에 떨어졌다”며 외야 펜스를 뛰어넘어 경기를 중단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5회말 2사 후 LG의 공격이 진행되던 중 외야 쪽에서 우산을 펼치고 양팔을 뻗은 채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내야까지 달려갔다.

지난해 7월 19일 프로야구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리던 잠실 구장에서 우산을 펴고 난입한 A씨가 우산을 쥐고 양팔을 벌린 채 내야로 뛰어가는 모습. (사진=티빙 중계영상 갈무리)
그는 볼보이들이 자신을 잡으러 오자 잠시 방향을 바꿔 달리는 듯하다가 이내 저항 없이 붙잡히고는 선수들을 향해 손을 흔들기도 했다.


지난해 7월 19일 프로야구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리던 잠실 구장에서 우산을 펴고 난입한 A씨가 볼보이에게 붙잡힌 뒤 선수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티빙 중계영상 갈무리)
이를 본 염경엽 LG 감독은 박장대소했으며 A씨는 곧 구장 안전 요원들에 의해 그라운드 밖으로 이동하도록 조치됐다. 중계 화면에는 관객들이 A씨의 모습을 보고 웃는 장면이 일부 포착됐다.

지난해 7월 19일 프로야구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리던 잠실 구장에서 우산을 펴고 난입한 A씨가 구단 관계자들에 의해 그라운드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티빙 중계영상 갈무리)
당일 잠실구장에는 2만 3750석이 가득 찬 상황이었는데 우산을 들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A씨의 모습이 생중계되자 누리꾼들은 그를 두고 ‘잠실 포핀스’, ‘잠실 우산맨’, ‘잠실 레인맨’이라는 등 호칭을 붙였다.

A씨가 난입할 당시 우산을 한 손에 들고 양팔을 뻗은 모습이 영화 ‘메리 포핀스’의 한 장면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19일 프로야구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리던 잠실 구장에서 우산을 펴고 난입한 A씨의 모습과 영화 ‘메리포핀스’의 한 장면이 유사하다며 만들어진 ‘잠실 포핀스’ 밈. (사진=SNS 갈무리)
A씨는 약식명령 처분을 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가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