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입양했더니…"공유물 독점, 용서할 수 없다" 캣맘 글 뭇매

사회

뉴스1,

2025년 6월 23일, 오후 05:07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길고양이 입양인에게 "모두의 공유물을 가로채 사유화했다"며 비난한 캣맘이 되레 누리꾼에게 뭇매를 맞았다.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지금 난리 난 길고양이 분양'이란 제목으로 길고양이 입양자 A 씨와 캣맘의 갈등 사연이 확산했다.

글에 따르면 A 씨는 최근 한 하천 인근에 살던 길고양이를 책임지고 기르기 위해 집으로 데려갔다. A 씨는 고양이를 돌봐오던 주민들이 걱정할 것을 우려해 짧은 손 편지도 남겼다.

편지에서 A 씨는 "다름이 아니라 여기에 있던 고양이가 보이지 않아 혹시라도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실까 싶어 글을 남긴다. 고민 끝에 그 친구를 입양하기로 했다. 병원에서 검진도 받았고 염증 수치가 높게 나와 약 먹으며 잘 치료 중이다. 그 친구의 이름은 '미소'다"라고 알리며 "그동안 미소를 예뻐해 주시고 챙겨주셔서 감사드린다. 끝까지 책임지고 잘 돌보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그러자 한 캣맘이 편지 아래에 "이 고양이는 여러 사람의 아이다. 고양이가 잘 있는지 꾸준히 알고 싶다"는 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6월 19일 내일 저녁 10시에 이 자리에서 만났으면 한다"며 "내일 기다리고 있겠다"고 A 씨에게 만남을 요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이후 캣맘과 A 씨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에 A 씨는 SNS에 "이 아이 꼬미(미소)는 보통의 길냥이와 다르다"며 "길 생활이 힘들다는 건 편견이다. 날 때부터 사람들이 챙겨주던 그 장소를 아주 사랑하던 아이다. 천 옆에서 살아서 모두가 밥을 주고 모두가 챙겨주던 무릎 냥이, 우리 동네의 마스코트 고양이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태어났을 때부터 6개월간 매일 챙겨주시던 분들이 한둘이 아니다. 어쩌면 6개월, 평생 살던 이곳이 그리워서 밖으로 도망쳐 나와 그 먼 곳에서 길 잃은 고양이가 될지도 모른다"고 주장하며 "그저 어떻게 사는지 당근에 가끔 사진이라도 올려주셨으면 한다. 아니면 저에게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연락 부탁드린다"고 A 씨에게 한 번 더 연락을 요구했다.

그럼에도 캣맘은 A 씨로부터 별다른 연락을 받지 못하자 그는 "내 메시지를 무시한 채 본인이 써놓은 메시지마저 떼갔다. 꼬미(미소)가 완전히 세상에 없는 것처럼 자취를 없애버렸다. 전쟁이다. TNR(중성화수술)을 시킨 모두의 공유물을 독점한 사람은 용서할 수 없다"며 분노를 쏟아냈다.

캣맘은 "그 고양이는 '길 위에 방치된 존재'가 아니었다"며 "태어날 때부터 중성화 수술, 매일 3시간 이상 급식, 놀이, 병원까지 함께한 사람이 있었고 그 시간은 고양이에게 기억이자 신뢰였다. 그런 아이를 아무 협의 없이 '내가 키우겠다'며 데려간 건 '돌봄'이 아니라 '사유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성화도 하지 않은 사람이 데려갔다는 건 더욱더 말이 안 된다"며 "보호는 책임에서 시작되고 소유는 절차로 이뤄져야 한다. 누구도 사랑만으로, 남의 관계를 가로챌 수 없다. 그건 구조가 아니라 침해"라고 덧붙였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대부분 A 씨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고양이를 아끼고 사랑했다면 아쉽지만 응원해 줘야지. 힘든 길거리 생활을 고양이한테 강요하는 게 말이 되냐" "그랬으면 자기가 진작에 데려가서 키우지" "잘 키우겠다고 메모까지 남겼는데 뭘 꾸준히 사진을 올려달래. 가정 분양이냐?" "저거 절차 운운하는 거 돈 달라는 뜻이다. 파양 시 수천만 원 보상해야 한다는 조항 같은 거 안 써서 저러는 거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캣맘을 질타했다.

이후 캣맘은 끊이지 않는 비판에 못 이겨 결국 자신이 쓴 글을 삭제했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