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챗GPT 달리
“기회가 왔습니다. 사당동 토지개발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 있어요.”
A씨는 피해자 C씨에게 이렇게 말을 꺼냈다. 그의 제안은 듣기에 매력적이었다. 1000억원의 잔고가 들어있는 통장을 만들어주고 이를 수표로 교환해 3~4일간 사당동 토지개발사업 관련 입찰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었다.
“먼저 계약금으로 1억원만 주시면 1000억원짜리 잔고 통장을 만들어 드릴게요. 그 다음에 2억원을 추가로 주시면 됩니다.”
A씨의 말에 C씨는 혹했다. 거대한 토지개발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이었다. 더욱이 상대방은 구체적인 금액과 일정까지 제시하며 신뢰감을 주었다.
하지만 A씨의 진짜 목적은 전혀 달랐다. 그는 C씨로부터 받을 돈을 개인 채무 변제와 형사사건 합의금 지급에 사용할 계획이었다. 1000억원 상당의 통장이나 수표를 만들어줄 의사도 능력도 없었다.
결국 C씨는 A씨의 달콤한 제안에 넘어가 같은 날 1억원 상당의 자기앞수표를 건네주었다. 영수증까지 꼼꼼히 받으며 거래의 정당성을 확신했던 C씨는 자신이 정교한 사기의 희생양이 된 줄 몰랐다.
A씨는 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는 사기 초범이 아니었다. 그는 2021년 대전지방법원에서 사기죄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2022년 10월 가석방된 상습 사기범이었다. 가석방 기간이 경과한지 불과 5개월 만에 다시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
사기 사실이 발각된 후 진행된 재판에서 A씨는 자신의 범행을 인정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고 피해자 C씨로부터도 용서받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김지영 판사는 “범행 수법과 편취 규모 등에 비추어 죄책이 가볍지 않고 피고인은 동종 누범에 해당한다”며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