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영정사진 되길"…급식노동자들, 노동 환경 개선 촉구

사회

이데일리,

2025년 6월 24일, 오후 07:13

[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급식복 차림의 집회 참가자들이 용산 대통령실 앞에 영정사진과 국화꽃을 들고 섰다. 학교에서 급식을 만들다가 폐암으로 죽어간 노동자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아야 한다고 호소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전날 산재 노동자의 장례식 부고장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내기도 했다.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은 따로 부의금을 준비하실 필요는 없다. 학교급식법 개정을 포함한 학교 급식 종합대책이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 학비노조가 24일 연 ‘학교급식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영정과 국화를 들고 있다. (사진제공=민주노총)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학교급식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급식노동자가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급식실은 튀김 솥이나 전판 등 앞에서 계속해서 일하는 데다가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호흡기 질환에 취약한 구조다.

실제로 이날 폐암에 걸린 노동자 김모 씨가 나와 “적은 인력에 세척을 하기 위해서는 독한 오븐닥터, 식기 삶은 세척제를 안 쓸 수가 없었다. 그 직업을 하고 나면 머리도 아프고 구토도 났다”며 “조리실 안은 환기도 되지 않아 오랜 시간 서 있다 보니 숨쉬기도 힘들었다”고 전했다.

급식종사자의 폐암 산재신청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지만 실질적인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에 급식노동자들이 폐암 산재신청을 한 건수는 △2021년 17건 △2022년 50건 △2023년 92건 △2024년 37건 △2025년(~4월) 12건 등이었다. 하지만 승인률은 2021년 94.1%에서 2025년 58.3%로 대폭 줄었다.

임자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학교급식실은 산안법 적용 범위에서 배제하는 사각지대에 있고, 조리흄(조리 과정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은 작업환경 측정 대상 유해인자나 특수건강진단 대상 유해인자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현재 학교보건법과 관련해서도 급식실 환경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관리 기준을 마련하지 않아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급식법의 개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임 변호사는 “적정한 인력배치와 조리 내용, 조리양, 작업환경 관리가 식품 위생과 급식안전을 위한 최우선 고려대상임을 법 개정을 통해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리흄 노출에 대한 관리 의무, 적정 인력 배치기준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대선 시기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와 대선 1호 정책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정책협약에는 학교급식법 개정과 함께 학교 급식 종합대책안을 마련할 것 등의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