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다룬 '노무진'…무책임 재현으로 도구화"

사회

뉴스1,

2025년 6월 24일, 오후 05:57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 포스터(MBC 홈페이지 갈무리)

시민단체가 대학 내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을 다룬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이 자극적인 연출로 사건을 도구화했다고 비판했다.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비서공)은 24일 '노무사 노무진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 연출에 부쳐'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비서공은 "(드라마는) 폭력의 구조적인 원인을 보여주기보다 관리자 개인의 일탈적인 행위로만 보일 수 있는 연출을 다수 사용했다"며 "대학의 구조적 책임을 규명하고 노동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포괄적 조치를 마련하는 과제가 재발 방지에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노무사 노무진'의 연출은 실제 사건의 일면을 분노의 소재로 썼다"며 "'사이다'를 위해 도구화하는 데 그쳤다는 점은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지난 13~14일 방영된 MBC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 5~6화에는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이 주요 내용으로 방영됐다.

2021년 6월 27일 서울대에서 청소노동자로 일하던 이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유족과 동료들은 학교 측 관리자의 '갑질'에 이 씨가 시달렸다고 폭로했다.

이후 고용노동부는 조사를 통해 기숙사 안전관리팀장이 청소노동자의 복장을 문제 삼고 업무와 크게 상관없는 내용의 필기시험을 치르게 한 점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했다.

비서공은 3년 전 연세대에서 벌어진 재학생의 청소노동자 고소 사건을 묘사한 장면도 부적절하다고 짚었다. 청소노동자들이 쓴 대자보 맞춤법이 틀린 모습 등을 연출해 고정관념을 재생산했다는 것이다.

지난 2022년 연세대 재학생 3명은 학내 청소노동자들의 집회 소음으로 수업을 방해받았다며 업무방해 및 집시법 위반 혐의로 이들 노동자를 고소하고 640만 원을 지급하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비서공은 이 드라마의 감독을 맡은 임순례 씨가 과거 노동조합을 탄압한 이력이 있다는 점도 부각했다.

임 씨는 과거 동물권행동 '카라'의 대표와 이사를 맡았는데, 노조가 설립되자 임직원 단체대화방에 이를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비서공은 "지금도 많은 대학 사업장에서 청소노동자 노조 탄압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며 "임 씨가 관련 사건을 연출하는 것이 적절한지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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