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복귀선언에 교육부·대학 골머리…“해법 안 보인다”

사회

이데일리,

2025년 7월 15일, 오후 07:12

[이데일리 김응열 신하영 기자] 의대생들이 수업 복귀를 선언하면서 의정 갈등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교육부와 대학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미 한 학기가 지난 상황이라 2학기 복귀 방법을 찾는 게 쉽지 않아서다. 일부 의대 교수들은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며 지금의 심각성을 토로했다.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모습.(사진=뉴시스)
15일 교육부에 따르면 의대 운영 40개 대학은 의대생 복귀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성한기 대구가톨릭대 총장은 “정부가 의대 학사 유연화 방안을 어떻게 수립할지 모르겠지만 우리도 나름 대책을 논의하고 정부 입장도 들어볼 계획”이라고 했다.

의대생들은 전원 복귀를 선언하면서 정부에 “학사 일정 정상화를 통해 의대생들이 교육에 복귀할 수 있게 종합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금까지 이수하지 못한 수업을 보충해 내년에 정상 진급하도록 해달라는 요구다.

이런 의대생들의 요구를 들어주려면 수업일수 미달에 따른 유급 처분을 내리지 않는 등 학칙 개정이 불가피하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의대생 1만9475명 중 43%인 8351명이 유급 또는 제적 대상으로 이달 중 처분이 확정될 예정이다.

예과생의 경우 교양 과정이 대부분이라 계절학기 등 수업 보충을 통해 학사 일정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과정에서도 학교마다 이수 학점 제한을 푸는 조치가 필요하다. 이해우 동아대 총장은 “계절학기로 들을 수 있는 이수학점이 제한돼 있어 이에 대한 완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연 40주 이상 전공 수업을 들어야 하는 본과 3·4학년의 복귀 방안은 더 복잡하다. 1년 단위로 운영되는 의대 교육과정 특성상 1학기 수업을 듣지 않고 2학기로 넘어가는 것 역시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복귀 시점을 내년으로 넘긴다면 교육의 질 하락이 불가피하다. 최대 3개 학년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교육 파행이 예상되는 탓이다.

이 때문에 이미 복귀한 학생들과는 다른 별도의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할 대학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해우 총장은 “학생들이 2학기에 돌아오게 되면 1학기 선수과목을 듣지 않고 복귀하는 것이기에 교육과정을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학생들의 복귀 방안에 대해선 교육을 담당하는 의대 교수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대 교수는 “그간 제대로 안 배운 학생들을 어떻게 진급시키겠나. 해부학을 안 배운 상태에서 다음 학년도에 내과·외과를 공부할 수는 없다”며 “만약 실습 시간을 줄여 억지로 학사일정을 맞춘다면 교육의 질은 저하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강희경 서울대 의대 교수는 “의대는 1학기를 꼭 마쳐야 2학기 이수가 가능한데 이는 그만큼 의대가 타 단과대학 대비 학사일정이 경직돼 있다는 것”이라며 “1학기 선수과목 이수를 안 해도 2학기를 들을 수 있게 하고 1학기 과목은 계절학기 등으로 보충하게 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오주환 서울대 의대 교수도 “의대생 복귀를 위해 학칙까지 개정하는 것은 특혜처럼 비칠 수 있다”면서도 “각 대학이 학칙 해석의 유연성을 살려 탄력 운영할 수 있게 교육부가 자율성을 부여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그간 의대 학사 유연화는 없다고 못 박았던 교육부는 이날 “대학과 함께 복귀 학생들을 위한 교육 방안을 마련해 의대 교육을 조속히 정상화하겠다”며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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