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2 제28회 팜엑스포'를 찾은 관람객들이 가정용 영양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2.11.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실제 복날 몸보신을 하려면 내 몸 상태에 맞는 영양소를 채우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삼계탕보다는 건강기능식품을 챙겨 먹을 때 컨디션이 더 개선되는 것 같아요." (20대 직장인 임 모 씨) 초복이 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MZ세대를 중심으로 삼계탕, 보신탕 등 전통적인 복달임 음식보다 영양제 등 건강기능식품을 챙기며 여름을 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복날 음식의 인기는 시들해지고 간편하게 영양을 챙길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가을부터 영양제를 챙겨 먹는다는 임 모 씨(26·여)는 "가루 유산균과 종합비타민을 꾸준히 먹고 있다"며 "확실히 속도 편해지고 컨디션 유지에 도움이 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계탕을 좋아하긴 하지만 자취를 하다 보니 혼자 다 먹기 부담스러워 찾지 않게 된다"며 "더운 날 뜨거운 국물을 먹는 게 오히려 부담스러워서 (복날에도) 영양제를 꾸준히 챙기는 게 더 실용적으로 느껴진다"고 전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건강기능식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6조 2000억 원을 돌파했다. 자신에게 필요한 영양제를 맞춤형으로 배송해 주는 '영양제 구독' 서비스가 등장하기도 했다.
삼계탕, 백숙, 보신탕 등 주요 복달임 음식들의 가격이 높은 점도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젊은 세대들이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하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종합비타민과 바이오틴 영양제를 3년째 먹고 있는 김 모 씨(28)는 "평소 복날 음식은 챙겨 먹지 않는다"며 "기본적으로 (복달임 음식은) 비싸고 보신탕의 경우 먹고 싶어도 식당이 없어서 지방에 가야 먹을 수 있을까 말까"라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삼계탕 전문식당에서 직원이 삼계탕을 나르고 있다. (공동취재) 2023.7.10/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다만 무더위를 이기기 위해 일시적으로 섭취하는 보양식이라는 복달임 음식의 취지를 생각했을 때 건강기능식품이 그 자리를 대체할 순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년 전부터 건강기능식품을 먹고 있는 직장인 윤 모 씨(26·여)는 "영양제가 복날 음식을 대신한다기보다는 체력을 뒷받침해 준다는 느낌"이라며 "그에 비해 복날 음식은 말 그대로 가장 더운 날에 먹는 음식으로 원기 회복의 의미가 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5가지 영양제를 챙겨 먹는다는 장 모 씨(26·여)는 "삼계탕이나 백숙 등 복달임 음식을 먹으면 괜히 여름을 이겨냈다는 플라시보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며 "영양제는 복날 음식의 대체 개념보다는 보조의 개념"이라고 전했다.
복달임 음식보다 건강기능식품을 찾는 젊은 세대의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성비를 중시하는 MZ세대들이 삼계탕 등에 비해 접근성이 좋고 부담이 적은 건강기능식품을 대체제로 선택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는) 복날이라는 개념을 잘 알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거기에 (복날 음식이) 가성비가 높은 식품은 아니기 때문에 대체안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건강기능식품의 인기는 그 연장선"이라며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고 SNS에 건강 관련 콘텐츠들이 많이 올라오면서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해야겠다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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