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왼쪽)과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수사 개시 직후부터 삼부토건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고 관계자 소환를 잇따라 소환하고 있다. 2025.7.1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주가 조작 의혹에 연루된 삼부토건 전·현직 회장에 대한 구속 여부가 이르면 17일 밤 결정된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첫 신병 확보 시도다.
특검팀은 삼부토건 측이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 MOU 체결 등을 과장해 주가를 끌어올린 뒤 지분을 매각해 수백억 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약 1시간 15분 동안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조성옥 삼부토건 전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조 전 회장은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취재진을 피해 법원을 빠져나갔다.
앞서 같은 법정에서 10시 30분부터 3시간 23분 동안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도 진행됐다.
이 회장 측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삼부토건 주식을 매각해서 (대금으로) 유상증자했다"며 "주가 상승으로 실질적인 이득을 취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석해 각종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허위로 홍보했다는 의혹과 대해선 이 회장이 실질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 회장 측은 주가 조작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 여사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모른다고 강조했다. 특검팀도 이 회장의 영장실질심사에서 김 여사 등과의 연관성보다 삼부토건 주가 조작 혐의 소명에 더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영장실질심사 후 법원을 나서면서 "개인적이든 회사든 10원이라도 이익을 본 것이 있으면 처벌받아야 하지만, 그런 적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10분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됐던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은 도주했다. 이 부회장은 이 회장 측 인사로 전현직 회장의 지분 승계 실무를 맡은 '그림자 실세'로 지목된다.
법원은 오후 5시 이응근 삼부토건 전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마지막으로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에 대한 심문을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삼부토건 측은 지난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주최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석해 각종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 주가를 띄운 후 보유 주식을 매도해 부당이익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14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이 회장 등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이 회장 등이 주가조작으로 취득한 부당이득이 369억 원 규모라고 영장에 적시했다. 특검팀은 조 전 회장 측 부당이득은 200억 원, 이 회장 측은 170억 원으로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과 조 전 회장 등은 특검의 한 차례 소환조사에서 서로의 관계와 혐의에 대해 부인했지만, 특검팀은 이들이 시세조종을 위해 공모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조 전 회장 측 인사로 우크라이나 관련 사업을 총괄한 인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주가 부양 과정에 김 여사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원 전 장관 등이 연루됐는지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은 김 여사 계좌를 관리하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해병대 예비역들이 모인 '멋쟁해병' 온라인 단체 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고 언급한 이후 주가가 급등한 사건이다.
특검팀은 재판부에 구속 필요성을 피력하기 위해 전날 밤을 새우며 파워보인트(PPT)를 준비했다고 한다. 이날 영장실질심사에는 특검팀에 파견 중인 한문혁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장(44·36기)이 출석했다.

이일준 전 삼부토건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나와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5.7.1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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