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 뻥 뚫려 화재 키운 필로티…"두 방향 막고 방화문 확충해야"

사회

뉴스1,

2025년 7월 19일, 오전 06:00

18일 오전 경기 광명시 소하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5.7.1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경기 광명시 아파트에서 일어난 화재로 3명이 사망한 가운데 이번에도 필로티 구조가 화재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방화문과 제연 설비를 적극적으로 확충하고 필로티 구조에서 화재가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바람길을 막는 건축 규제가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주차장 차량으로 '아궁이' 된 필로티…화재 키워
19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7일 경기 광명시 소하동 소재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3명이 숨지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해당 아파트는 10층 규모로 1층이 주차장으로 비워진 필로티 구조로 지어졌다.

필로티 구조는 1층을 기둥으로 지지하고 상층부를 띄워 건축하는 방식을 말한다. 개방된 1층부를 주차장과 통행 공간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로티 구조는 실내로 올라오는 습기를 차단할 수 있고 주차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화재가 발생하면 '아궁이 효과'로 급속도로 불이 번질 수 있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필로티 구조는) 공기 공급이 원활하고 화재가 차량으로 옮겨붙어 유류들로 인해 화염이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화재도 차량에 불이 붙으면서 (필로티 구조가) 아궁이 역할을 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18일 오전 경기 광명시 소하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화재조사를 하고 있다. 2025.7.1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전문가들 "건축 규제 필요…방화문·제연설비 확충해야"
화재의 위험성에도 구조상 장점으로 많은 건물들이 필로티 구조를 채택하고 있는 만큼 건축 규제를 통해 화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채 교수는 "필로티 구조에서 화재를 최소화하려면 소방이 아닌 건축 측면에서 봐야 한다"며 "(산소 유입을 줄이기 위해) 네 방향 중 두 방향은 막도록 하는 식의 최소한의 규제를 건축법 개정을 통해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번 광명 아파트 화재와 유사한 화재는 2015년 의정부에서도 발생했다. 당시에도 필로티 구조의 아파트 1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4명이 사망했다.

의정부 화재 이후 필로티 구조의 화재 취약성이 대두되면서 국회에서도 스프링클러, 완강기 설치 의무화 등이 추진됐지만 이전에 지어진 건물들의 경우 법 적용 대상에서 빠져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정태헌 경북도립대 소방방재과 교수는 "오래된 건물이라도 안전장치를 빠르게 설치해야 한다"며 "제연 설비를 확충하고 비상구를 여러 곳에 만드는 것이 필로티 건물 화재의 구조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2022년 이후 건물 1층에 방화문을 반드시 달도록 행정조치하고 있지만 관행적으로 달지 않는 경우가 남아 있을 것"이라며 "(이번 화재에서도) 방화문이 달려 있고 잘 닫혀 있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화재 발생 시) 방화문을 잘 닫고 세대 내에서 구조를 기다리거나 바깥으로 대피하는 피난기구를 이용해 대피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 방법"이라며 "스프링클러가 없는 등 방호가 어려운 건물은 주민들이 스스로 대피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j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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