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사건 수사를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박상진 특검보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5.6.2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변경 의혹' 사건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섰다.
오상진 특별검사보는 19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종로구 특검 사무실에서 정례 브리핑을 갖고 "이날 오전 증거은닉 혐의로 설계용역업체 및 직원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양평 의혹' 동해종합기술공사 2차 압수수색…'윗선' 정조준
양평 고속도로 의혹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듬해인 2023년 5월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종점이 기존 양평군 양서면에서 김 여사 일가가 보유한 땅 28필지(2만 2663㎡)가 있는 강상면으로 돌연 변경됐다는 내용이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은 동해종합기술공사와 직원 2명의 거주지 등이다. 동해종합기술공사는 경동엔지니어링과 함께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타당성 조사 용역을 맡았다.
특검팀은 지난달 14일 한 차례 이들 업체와 각 임원진, 국토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고 이튿날 이상화 동해종합기술공사 부사장 외 5명에 대한 소환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특검팀은 압수물 분석과 조사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 검토해 수사망을 좁혀 동해종합기술공사를 정조준함으로써 노선 변경 과정에서 윗선 지시 여부 등에 대해 조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윗선은 경기 여주·양평군을 지역구로 둔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 당시 국토부 장관이었던 원희룡 전 장관 등이 거론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5.8.12/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 '건강상 이유' 3차 조사 연기…구속 연장 불가피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구속 피의자 김 여사에 대한 3차 소환 조사를 오는 21일에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조사는 오는 20일 오전 10시로 예정됐으나 김 여사 측이 건강상 문제로 불출석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자필 의견서를 구치소 측에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은 연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형사소송법상 피의자 구속 기한은 원칙적으로 10일이나 한 차례 연장해 최장 20일까지 가능하다. 구속 기한 내 기소되지 않으면 석방된다.
특검 관계자는 "김 여사의 건강상 이유로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 구속 연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지난 12일 구속됐다. 특검팀은 다음 달 2일 내 수사를 마무리해 김 여사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하므로 각종 의혹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청탁 의혹의 키맨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 대해서는 전날 피의자 신분으로 처음 소환해 13시간가량 고강도 조사를 마치고 이날 특가법상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 씨는 앞선 검찰 조사와 마찬가지로 전날 특검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전 씨 진술이 일관되지 못한 점, 사실관계와 다른 점 등을 포착해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뿐만 아니라 전 씨 주거지가 그간 여러 번 변경된 점도 감안해 도망 우려가 있다고 보았다.
'건진법사 영장 청구' 통일교 수사 속도…관저 특혜 의혹도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전 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고가 선물을 제공하고 통일교 현안을 청탁했다는 혐의를 받는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을 전날 기소했다.
이날은 통일교 관계자를 불러 조사 중이다.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학자 총재에 대한 조사도 금명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통일교 의혹 관련 국민의힘이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거부 중인데 대해 특검팀은 영장 만료 기한인 오는 20일까지 협의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특검 관계자는 "국민의힘 당원 명부 전체를 확보하겠다는 게 아니라 특검팀이 확보한 특정 명단과 국민의힘 특정 명단에 대해 국민의힘 당원 가입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취지의 자료 제출 협조 요청"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날 '대통령 관저 공사 특혜 의혹' 관련 감사원에 대한 2차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지난 13일 첫 압수수색 때 확보하지 못한 자료를 받으러 가는 차원으로, 재감사에 해당하는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2022년 10월 관저 이전 특혜 의혹 관련 참여연대의 국민감사 청구를 접수해 2년간 감사를 진행해 지난해 9월 인테리어업체 21그램이 계약 전 공사에 착수하고 관저 이전 과정에서 여러 관계 법령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윗선 개입 여부가 파악되지 않으면서 부실 감사 논란이 일었고 국회의 요구로 지난 2월 재감사에 착수했다.
특검팀은 이날 삼부토건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당일 도주한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에 대해 국가수사본부에 긴급 공개 수배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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