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리더가 책임질 일에 안 물러나고, 버티면 팀원들에게 부정적인 학습 효과가 생긴다. 팀원들은 ‘잘못해도 버티면 되는구나’라며 무책임에 대해 무감각해진다. 팀원들이 무책임에 무감각해지면 두가지 부작용으로 발전한다.
첫째, 무책임해도 문제없다라는 생각이 팀원들에게 학습되면 다음에는 ‘면피’를 위해 리더도, 팀원도 일을 안 하거나 하더라도 스스로 상한선을 정하고 딱 거기까지만 한다.
둘째, 사람은 참 모순되고 비겁한 면이 있어서 ‘책임 안 지는 리더는 나 하나로 족해’라고 생각하면서 무책임한 리더는 타인에게는 더욱 더 날카로운 잣대를 들이댄다.
그러면 책임감있는 리더와 팀원들이 이탈하기 시작한다. 책임져봤자 손해인 조직 문화속에서 비겁한 리더와 팀원들만이 남아 결국 조직의 맨파워는 한없이 약해진다. 조직과 팀원을 위해 리더는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 책임은 ‘그냥 내가 져야지’라고 해서 생기진 않는다. 사람은 자발적인 동기가 있을 때 행동을 한다. 리더는 자리에 오래 머물 수 있다면 성과도 내고, 책임도 지고 또 개선도 할 것이다.
리더의 자리에 오래 머물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자신이 가진 권한과 자원에 아주 깊이 감사해야 한다. 회사의 임원들을 보면 필자가 가장 안타까운 것은 그 자리가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창업자와 그 2세, 3세는 그럴수 있고 실제 오래 경영을 한다. 그러나 회사의 임원은 수명이 정해져있다. 그 수명은 자연적인 나이일수도 있고, 저성과라는 결과로 정해지기도 한다. 심지어 사내정치라는 통제 불가능한 이유때문이기도 하고, 때로는 외부압력으로 물러나기도 한다.
리더는 자신이 가진 권한과 자원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회사에 감사하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그렇게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라는 것이다. 마치 아침에 건강하게 눈뜨고, 맛있게 식사하면 자신의 일상에 감사하듯 말이다. 자신이 역할을 잘 해낼때 그 일할 수 있는 기회는 지속된다.
둘째, 리더라면 ‘염치’를 지녀야 한다. ‘염치’란 무엇일까? 표준 대국어 사전에 찾아보면 염치는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다. 리더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면 부끄러워 해야 한다. 수치스러워야 한다. 그런데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안하면서 늘 당당한 리더들이 있다. 때로는 양심적인 리더들은 스스로 마음 속 가책을 느낄수도 있으나 어쨋든 외적으로는 책임지지 않는다. 그 책임을 타인에게 돌려 본인은 살아남는 리더들도 많다.
리더라면 역할을 해내고, 못하면 책임질 ‘결기’가 있어야 한다. 결기까진 아니어도 적어도 팀원과 조직에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앞으로 잘 할 자신이 있다면, 잘 못했을때 책임지는 마음도 생긴다.
리더는 눈에 띄는 자리다. 스포츠 경기를 떠올려 보라. 선수들이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는 동안, 축구나 농구 감독은 언제나 사복 차림으로 경기장에 선다. 그는 직접 공을 차지도, 점수를 올리지도 않지만,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관중과 언론, 심지어 상대팀까지 모두의 시선에 포착된다. 감독의 한마디, 손짓 하나가 팀의 분위기를 흔들고,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도 있다.
리더도 다르지 않다. 리더의 언행은 단순한 개인적 습관이 아니라 곧 팀의 성과와 직결된다.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이 드러나는 순간, 팀원의 마음은 서서히 멀어진다. 마음이 떠난 팀원에게서는 결코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리더가 책임을 지면 팀원은 머문다.
리더와 팀원의 차이는 무엇인가? 리더는 결정하고 책임지는 역할이다. 팀원은 리더의 결정과 책임에 따라 그 안에서 실행을 잘 하는 역할이다. 리더는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고, 염치를 알아야 한다. 리더가 성과를 못내면 책임을 질 줄도 알아야 하고, 팀원들은 리더의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머문다. 팀원들은 리더와 동질감을 느끼면 협업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진다. 리더의 책임은 그렇게 선순환한다.
■문성후 대표 △경영학박사 △외국변호사(미국 뉴욕주) △연세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