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리더는 성과가 없을 때도 말과 포장으로 가립니다. 이미 끝난 일을 크게 자랑하고 지금 당장 풀어야 할 일은 뒤로 미룹니다. 불편한 보고는 중간에서 막히고 팀은 점점 눈치를 봅니다. 그러다 조직은 둔해집니다.
모든 조직은 문제를 풀어 그 대가로 돈을 법니다. 그래서 조직은 문제를 잘 푸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그 문제는 매일 리더 앞에 섭니다. 해결은 엘리베이터처럼 전개됩니다. 제대로 풀면 위로 올라가고 못 풀면 지하로 내려갑니다. 위로 올라가야 문제가 풀린 것입니다.
그런데 무능한 리더는 지하에 있으면서도 “우리는 위층에 있다”고 말합니다. 실수는 누구나 합니다. 그러나 실수를 감추는 것은 선택입니다. 여기서 리더의 품격이 갈립니다. 리더는 실수를 의도적으로 감출 때부터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유능함도 역량과 태도의 합입니다. 순서는 태도가 먼저입니다. 작은 일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태도, 모르면 묻는 태도, 잘하는 것을 성과로 바꾸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태도는 방향이고 역량은 힘입니다. 방향이 맞아야 힘에 의미가 생깁니다. 불황과 변수는 늘 있습니다. 그래도 태도와 기본기가 갖춰진 리더는 결국 해냅니다. 그래서 “저 사람은 끝에 가서 결과를 만든다”는 신뢰가 남습니다.
유능한 리더는 결과뿐 아니라 과정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습니다. 성실한 과정은 아주 나쁜 결과를 만들지 않습니다. 리더가 차근차근 성실하게 태도를 갖추어 전진하면 성과도 차근차근 나옵니다.
리더의 무능함과 유능함을 가르는 태도와 역량만큼 중요한 요인은 하나 더 있습니다. 접점을 넓히는 일입니다. 다른 업의 사람을 만나고 반대 의견을 듣고 외부 신호를 일찍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혼자서만 일하는 리더십은 이제 통하지 않습니다. 혼자 갇혀 사는 리더는 처음에는 유능했다가도 시간이 갈수록 무능해집니다. 리더일수록 다른 곳을 더 보고 다른 사람 의견을 더 들어두어야야 합니다. 그 의견대로 하는가 마는가는 리더의 현명함에서 갈립니다. 확실한 것은 리더가 바깥의 시그널을 빨리 들으면 안쪽의 위험을 미리 줄일 수 있습니다.
리더가 유능하고 무능한 것은 단순히 혼자만의 성과에 그치지 않습니다. 팀원의 성과와 보상, 때로는 팀원의 생사까지 가릅니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리더의 유능함과 무능함의 차이를 가장 또렷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로알 아문센과 로버트 스콧의 남극점 경쟁입니다.
두 리더는 출발부터 달랐습니다. 스콧은 모터 썰매, 시베리아 조랑말, 썰매개까지 동원하는 ‘만능주의’를 선택했습니다. 겉으로는 대비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복잡성이 누적되어 통제가 무너졌습니다. 모터는 고장 났고 말은 혹한과 먹이 문제에 막혀 결국 사람이 썰매를 끄는 것과 다름없어졌습니다.
반면 아문센은 4대의 썰매와 52마리의 개라는 단순한 체계를 택했습니다. 극지에서는 개가 유리하다는 난센의 조언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자신이 축적한 개썰매 운용 경험에 전략을 일치시켰습니다. 필요할 때 일부 개를 식량으로 전환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한 결정도 현명했습니다.
경로 선택 역시 선명했습니다. 스콧은 해발 3000m를 넘나드는 험로를 택해 체력과 시간을 소모했지만 아문센은 더 짧고 안전한 직선 루트로 속도를 유지했습니다.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아문센은 남극점에 먼저 도달해 무사 귀환했고 스콧은 34일 늦게 도착한 뒤 귀로에서 전원을 잃었습니다.
이 교훈은 오늘의 조직에도 그대로 통합니다. 장비와 동물의 선택은 우리의 프로세스와 인력 배치입니다. 경로 선택은 전략의 설계입니다. 복잡함을 줄이고 원칙을 따르며 현장의 신호를 듣고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그것이 팀을 살리고 성과를 앞당깁니다. 거기에 리더가 얼마나 주변을 돌아보고 냉정하게 조언을 수용하고 자신의 능력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인식할 때 리더의 능력은 탁월해 집니다.
■문성후 대표 △경영학박사 △외국변호사(미국 뉴욕주) △연세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