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통일교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5.9.16/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구속됐다. 현역 국회의원이 구속된 사례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래 처음이자 3대 특검 중 최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권 의원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남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라고 이유를 밝혔다.
특검팀 수사팀장을 비롯한 검사 3명이 영장 심사에 출석했다. 이들은 160여쪽 분량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미리 제출하고 130여 쪽 분량의 프레젠테이션(PPT)으로 권 의원의 구속 필요성을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부인 이 모 씨의 휴대전화에 있던 1억 원 상당의 한국은행 관봉권 사진 등 증거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권 의원은 영장 심사 최후진술에서 특검은 객관적 물증 없이 공여자의 일방적 진술만을 근거로 인신 구속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는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에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최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구속기소)이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22년 1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권 의원을 만나 1억 원을 건넸고 이 자리에는 둘의 만남을 주선한 윤 모 전 세계일보 부회장이 동석한 사실을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윤 전 본부장과 윤 전 부회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집행한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이 윤 전 부회장에게 '권 의원에게 신뢰 수준 지원을 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본부장 다이어리에서 '큰 거 1장 support(서포트·지원)', '권성동 오찬' 등 메모와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직접 "오늘 드린 것은 후보님을 위해 요긴하게 써달라"고 보낸 메시지 등을 입수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아울러 권 의원이 12·3 비상계엄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보좌관 명의 휴대전화로 윤 전 본부장과 여러 차례 연락한 정황도 특검팀은 휴대전화를 압수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확인했다고 한다.
이 휴대전화에는 권 의원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여러 차례 통화한 기록과 윤 전 본부장이 특검팀 조사를 받은 지난달 22일 권 의원 보좌관이 윤 전 본부장 측근에게 발신한 기록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이 구속되면서 피의자 신분인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대한 수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 총재는 권 의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윤 전 본부장과 공범으로 윤 전 본부장의 공소장에 적시됐다.
한편 권 의원은 2018년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으로 구속 심사대에 섰지만 기각 결정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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