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백하다더니 권성동 결국 구속…특검 역사상 현역의원 최초

사회

이데일리,

2025년 9월 17일, 오전 12:36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전격 구속됐다. 특별검사 수사 역사상 현역 국회의원이 구속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통일교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권 의원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 윤영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대 대선과 관련한 현안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2~3월에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로부터 현금이 든 쇼핑백을 수수했다는 의혹, 한 총재의 해외 원정도박과 관련한 경찰 수사 정보를 통일교 측에 전달해 수사에 대비하도록 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최근 구속 기소된 윤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20대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권 의원을 만나 1억원을 건넨 정황을 파악했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의 다이어리에서 ‘큰 거 1장 support(서포트·지원)’, ‘권성동 오찬’ 등 메모와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직접 “오늘 드린 것은 후보님을 위해 요긴하게 써달라”고 보낸 메시지 등을 입수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아울러 권 의원이 12·3 비상계엄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보좌관 명의 휴대전화로 윤 전 본부장과 여러 차례 연락을 한 정황도 확인했다.

특검팀은 전날 오후 2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이 같은 물적 증거들과 윤 전 본부장 등 관계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권 의원의 혐의를 적극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영장 발부와 동시에 앞서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던 권 의원은 구치소에 수감됐다.

권 의원은 자신의 혐의를 적극 부인해왔다. 권 의원은 최후 진술에서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을 언급하며 “두 번에 걸친 수사를 했음에도 증거불충분으로 내사 종료된 사건이 대통령 특별 지시로 재개됐고, 검찰 특별수사단은 구속영장 청구와 기소를 강행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그러나 당시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으로 구속영장은 기각됐고, 충분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며 “그 결과 1심부터 대법원까지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했다.

권 의원은 2018년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으로 구속 심사대에 섰지만 기각 결정을 받은 바 있다.

권 의원은 “특검 측의 구속영장 청구 역시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며 “부실한 수사, 무리한 영장 청구, 그리고 정치권력의 이해가 얽혀 있다는 점에서 과거의 전철을 따라가고 있다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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