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선교사 "취업사기 3년 전 시작…범죄단지, 베트남 국경으로"

사회

뉴스1,

2025년 10월 16일, 오전 06:06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 및 감금 사건 등 각종 범죄에 연루된 사례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사진은 15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테초국제공항에 게양된 캄보디아 국기. 2025.10.15/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초창기에는 속았다고 하지만 뉴스에서 난리를 쳤는데도 들어오지 않느냐. 왜 선량한 시민이 (범죄를) 당한 것처럼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

현지에서 10년 넘게 선교활동을 한 옥해실 캄보디아 한인회 부회장(55)은 전날(15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별다른 조건 없이 고수익을 보장하는 광고에 이끌려 현지에 온 이들을 마냥 피해자로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취업 사기가 최소 3년 전에 시작됐다고 했다. 코로나19 유행이 끝나갈 무렵이던 2022년 한국인 학생이 줄지어 캄보디아로 입국한다는 말이 파다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옥 부회장은 "'이게 문제없이 지나가진 않을 것 같다'는 이런 이야기가 많았다"며 "이후 강력범죄가 발생하고 사람이 죽고 다치니 어느새 이 문제가 화두가 됐다"고 말했다.

이후 캄보디아 한인회는 범죄단지에 구금된 우리 국민이 탈출해 귀국하는 과정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범죄가 워낙 기승을 부리자 한인회 차원에서 '교민안전지원단'까지 조직해 탈출 뒤 한국행 비행기를 타는 순간까지 지켜본다.

이 중 일부는 본국으로 돌아갈 항공료조차 없어 한인회가 돈을 마련해 지원하기도 한다. 그는 "젊은 친구를 구출한 뒤 부모님에게 연락하니 '내놓은 자식이니 알아서 하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며 "우리까지 포기할 수 없으니 한국에 돌아가 갚으라고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현지 사정에 밝은 옥 부회장에 따르면 캄보디아 당국의 단속과 우리 정부를 비롯한 외국의 압박이 심해지자, 범죄조직이 근거지를 국경지대로 옮겨가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이 캄보디아-베트남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바벳'이다.

그는 "포이펫(캄보디아 서부)은 이미 마약도시로 전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바벳에는 새로운 단체가 상가 형태로 200곳 이상 생겼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16일 0시부터 포이펫과 바벳을 비롯한 일부 지역의 여행경보를 여행금지에 해당하는 4단계로 격상했다. 범죄단지가 밀집한 것으로 알려진 시하누크빌주는 3단계(출국권고)로 상향 조정됐다.

옥 부회장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서 해외 취업을 가장한 불법 광고 단속과 함께 보이스피싱 등 사기에 가담한 우리 국민에 대한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에서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 광고하는지 다 알 수 있다고 본다"며 "전부 찾아내 확실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에서 한 번 걸리면 '자비가 없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외교부가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취업사기·감금 피해가 급증함에 따라 일부 지역에 대해 여행경보 최고 단계인 4단계(여행금지)를 발령했다. 16일 0시부터 현재 2.5 단계에 해당하는 특별여행주의보(여행자제와 출국권고 사이)가 발령된 지역 중 캄폿주 보코산 지역, 바벳시, 포이펫시는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됐다. 시하누크빌주는 3단계(출국권고)로 조정됐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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