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이 사용한 허위 주식매매 애플리케이션 화면 (자료= 서울경찰청)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7월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모주 정보를 이용한 단기 고수익 보장’ 등의 허위 광고를 게시하고, 피해자들을 오픈채팅방으로 유인했다. 이후 해외 투자전문가를 사칭해 피해자 보유 주식을 분석해주는 척하며 신뢰를 쌓은 뒤, 직접 제작한 가짜 주식매매 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했다. 채팅방에서는 공범이 투자 성공담을 공유하고, 전문가를 사칭한 인물이 종목 상담을 진행하며 피해자에게 투자를 권했다.
특히 투자는 이들이 만든 앱을 통해 진행하도록 유도했는데, 이들이 제작한 앱은 실제 매매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주문이 체결된 것처럼 꾸며진 ‘조작 프로그램’이었다. 피해자들이 투자금을 대포통장으로 송금하면 조작된 수익 내역을 보여주며 추가 투자를 유도하는 식이다. 이 같은 수법으로 조직은 피해자 229명으로부터 194억원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은 소액의 ‘가짜 수익금’을 먼저 제공해 신뢰를 쌓은 뒤 투자 규모가 커지면 앱을 폐쇄하고 잠적했다. 아울러 단속을 피하기 위해 3개월 단위로 ‘A사·Y사·V사’ 등 4개 투자회사 명칭을 번갈아 사용하며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이들은 캄보디아의 한 리조트를 통째로 임차해 본거지로 삼고 △운영팀 △콜센터 △자금세탁책 △통장관리팀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범행을 이어왔다.
조직은 중국 국적 총책을 중심으로 중국인·태국인·한국인 등으로 구성됐으며, 리조트 내에 콜센터 사무실과 숙소를 마련해 합숙 형태로 활동했다.
콜센터에서 근무한 한국인 50명은 캄보디아 콜센터에서 직접 일한 조직원으로, 상당수가 ‘해외 고액 아르바이트’ 광고에 속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채용 홍보에는 ‘해외 근무·단기 고수익 보장’ 등의 문구가 사용됐으며, 지인을 통한 포섭이 2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인터넷 광고(17명), 현지 포섭(3명) 순이었다. 이들 중 20대가 29명, 30대가 15명으로 20~30대 청년층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피해자는 고령층뿐 아니라 젊은 세대도 다수 포함됐다. 연령별로는 40~50대가 111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이상 51명, 30~40대 45명, 20~30대 22명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현지에서 피의자 2명을 검거해 범죄인 인도 절차를 진행 중이며, 한국인 관리책 A씨는 베트남 체류 중이던 지난 5월 24일 송환돼 구속됐다. 국외 도피 중인 17명에 대해서는 여권 무효화 및 인터폴 적색수배 절차를 진행하며 소재를 추적 중이다.
최재호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3팀장은 “최근 주식·가상자산 열풍을 악용한 비대면 투자사기가 급증하고 있다”며 “해외 거점 조직의 경우 추적 단서가 제한적이고 피해금 회복이 어려운 만큼, 단기간 고수익·비대면 투자 광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해외 고액 알바’로 청년들을 유혹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출국 전 업무 내용이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경찰청은 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투자사기를 벌인 일당 54명을 검거했다고 6일 밝혔다. 사진은 일당이 사무실 등 근거지로 삼은 지역. (자료 제공=서울경찰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