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와 은밀한 관계?”…체포 직전 2층서 뛰어내려 잠적했다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1월 06일, 오후 02:32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건진법사 법당에서 발견된 김건희 여사의 휴대전화에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의문의 남성과 주고받은 500여 개의 메시지가 공개된 가운데, 해당 남성이 특별검사팀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2층에서 뛰어내려 도망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사위원인 장경태 의원은 “(김 여사와) 상당히 은밀한 관계로 보이는 글들이 대량으로 발견됐다는 정보를 들었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5일 SBS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공범 혐의로 입건된 56세 이 모씨에 대해 특검팀이 주식 거래 관련 관계를 넘어서 개인적으로도 밀접한 관계였던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특검팀은 이 씨가 2022년 불거졌던 김 여사의 미공개 정보 이용 투자 의혹에도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달 서울 용산구의 한 건물에 있는 이 씨 거주지를 압수수색했다.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던 이 씨는 특검팀이 경찰에 체포 요청을 하는 사이 2층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도주했다. 경찰과 특검은 추가 인력을 투입해 인근을 수색했지만 결국 이 씨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이 씨는 도이치모터스 검찰 수사 당시에도 주가 조작 세력으로 지목돼 조사를 받았으나 직접 주식 거래를 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기소되지 않았다. 그러나 특검은 최근 차명 계좌를 이용한 거래 정황을 새롭게 포착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 씨는 과거 김 여사에 대한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의 핵심 인물로도 거론돼 왔다.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현재 새만금개발청장)은 김 여사가 2010년 4월 태광이엔시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 원이 넘는 차익을 남기고 모두 매도했다면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씨는 같은 시기 태광이엔시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이 때문에 김 여사가 이 씨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 거래를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여사 측은 이에 대해 “이 씨가 일방적으로 투자 관련 연락을 한 적은 있지만, 김 여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고 밀접한 관계도 아니다”라며 “이 씨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전날 SBS는 특검팀이 지난 7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법당에서 김 여사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사용했던 휴대전화 한 대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포렌식 결과 이 휴대전화에는 김 여사가 이 씨와 주고받은 메시지 500여 개가 저장돼 있었다.

특검팀은 2013년에서 2016년 사이에 이 씨와 김 여사가 주식 거래 관련 관계를 넘어서 개인적으로도 밀접한 관계였던 것으로 결론 내렸다. 또 2013년 이 씨가 김 여사에게 건진법사를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라고 소개하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확인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이 씨, 그리고 건진법사와의 관계를 유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김 여사 측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1차 주포였던 다른 인물의 소개로 알게 된 지인일 뿐 김 여사의 투자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중요한 인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사위원인 장경태 의원은 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김건희 씨와 상당히 은밀한 관계였음을 알 수 있는 문자메시지를 김건희특검이 확보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분은 김 여사가 오빠로 부른다는 이종호 씨와 또 다른 분이다”라며 “(김 여사와) 상당히 은밀한 관계로 보이는 글들이 대량으로 발견됐다는 정보를 들었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특검 말로는 주식거래를 넘어서 개인적으로도 밀접한 관계라고 하던데 은밀한 관계가 무슨 내용이냐”고 묻자 장 의원은 “구체적으로 듣지는 못했다”고 답했다.

장 의원은 “이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다”며 “이 씨가 김건희 씨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아니고선 그렇게까지 노력할 의미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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