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심문 앞두고 김건희 vs 특검 연일 신경전…'증거인멸 우려' 관건

사회

뉴스1,

2025년 11월 06일, 오후 02:54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9.2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 여사의 보석 심문을 앞두고 김 여사 측과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간 신경전이 연일 고조되고 있다.

석방을 희망하는 김 여사가 기존 입장을 번복해 금품 수수 혐의를 일부 인정한 가운데, 특검이 "거짓·모순"이라고 반박한 데 이어김 여사의 자택 압수수색에 나섰기 때문이다. 김 여사 측은 곧바로 "부당한 압박"이라고 반발했다.

특검팀은 6일 오전부터 '대통령 관저 이전 특혜 의혹'과 관련해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의 김 여사 자택과 인테리어업체 21그램 등 관련자들의 사무실과 주거지 7곳에 수사관 등을 파견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김 여사가 보석 인용을 위해 일부 잘못을 인정하자 특검팀이 구속 유지를 위해 또 다른 혐의에 대한 '증거인멸 우려'를 염두에 두고 압수수색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보석 허가 사유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95조에 따르면 법원은 죄질의 중대성과 형량 수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는 점이 참작되면 보석을 허가해야 한다.

김 여사 측은 전날(5일) 언론 공지를 통해 '김 여사가 전 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총 2000만 원 상당의 샤넬 가방을 수수했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통일교 측으로부터 어떠한 금품도 수수한 적 없다는 기존 입장을 뒤집고 자백한 것이다.

다만 6000만 원대 그라프 목걸이는 받은 적이 없으며 통일교 현안 관련 청탁 및 대가성은 없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특검팀은 "그동안 특검 수사나 공판에서 본인 입장, 이어서 증인 심문하는 과정에서 보여줬던 그런 것들이 전부 다 거짓이라는 소리"라며 "그런 모순되고 거짓된 태도에 바탕을 두고 앞으로 남은 공판에서도 혐의 사실 입증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6일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주거지 등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2025.11.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특검의 이날 자택 압수수색은 김 여사가 금품 수수 행위를 일부 인정한 바로 다음 날 이뤄졌다.

김 여사 측은 자택 압수수색에 대해 보석 심문 전 "부당한 압박"이자 "여론적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이미 세 차례 압수수색을 하고도 4번째 반복하는 것은 보석 불허 조건인 '증거인멸 우려' 명분을 찾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김 여사 측은 "이미 여러 차례 압수수색과 자료 확보가 이뤄진 상황에서 동일 장소에 대한 반복적 압수수색이 수사의 비례성과 적정성을 준수하고 있는지 깊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보석 심문을 앞둔 시점에서 또다시 별건의 '증거인멸 우려'를 명분으로 삼는 것이라면 이는 재판 절차에 대한 부당한 압박으로 비칠 수 있다"면서 "본 변호인단은 수사기관의 권한 행사가 정당한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특검팀은 특검법상 적시된 '대통령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대한 정당한 수사였다는 입장이다.

해당 의혹은 21그램이 윤석열 정부 초기 서울 용산구 한남동으로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서 경쟁 없이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맡으면서 불거졌다. 이 업체는 실내건축공사업 면허만 갖고 있어 인테리어 이외 증축 등 공사 자격이 없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21그램은 김 여사와도 각별한 관계다.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회를 후원하는가 하면 사무실 설계 및 시공 등도 진행했다.

더욱이 업체 대표의 아내 조 모 씨는 '건진법사 청탁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조 씨는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로부터 샤넬 가방을 받아 다른 가방과 구두 등으로 교환할 때 동행해 200만 원 웃돈을 대신 결제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지난 8월 조 씨를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한 차례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김형근 특별검사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김 여사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은 기존 범죄사실이 아닌 새로운 혐의 사실에 따른 압수품 압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압수수색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의 보석 심문은 오는 12일 오전 10시 10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에서 열린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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