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대란 피한 서울버스 노사협상..불씨는 여전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1월 09일, 오후 07:09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서울시내버스노동조합과 사측이 2026년도 수능일인 13일까지 추가 교섭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로써 수능 전날 예고된 시내버스 총파업이 연기됐지만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어 다음 주 교섭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의 한 공영차고지에서 버스 운행에 앞서 세차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정환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과 박점곤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9일 추가 교섭을 알리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양측은 성명문에서 “서울시내버스 노조는 11월 13일에 추가 교섭을 진행하고, 교섭하는 날까지 쟁의행위를 실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노사는 2025년 10월 29일 선고된 동아운수 통상임금 항소심 판결을 참고해 노조의 주장에 대해 긴밀하고 심도 있게 교섭을 지속한다”며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2025년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 체결에 이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노조는 “사업조합과 서울시가 노조의 노동조건 개선 요구사항을 무시하고 성실히 교섭에 응하지 않는다면 12일부터 일반버스와 (마을버스에서 일반버스로 전환된) 전환버스를 포함한 모든 서울 시내버스의 전면 운행 중단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오는 12일은 수능 전 수험생의 예비소집일이기 때문에 실제로 파업이 강행될 경우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이 예상됐다.

이에 따라 사측은 추가 교섭을 요청했고, 양측은 전날까지 물밑교섭을 거쳐 수능 당일 추가 교섭을 가지기로 합의했다. 이날 노조 관계자는 “13일 교섭 이후 쟁위 행위 등 향후 일정을 다시 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서울 시내버스 전환업체 3곳의 노조는 조합원 투표를 통해 지난 7일 파업을 의결했다. 전환업체가 아닌 나머지 61개 시내버스 업체는 지난 5월 임단협 조정 무산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전환업체 노동자들은 그동안 61개사 노조와 사측의 협상 결과를 따라왔지만, 올해 임단협 협상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지난달 2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조정을 신청했다. 지노위 조정 기간은 오는 11일 자정까지이다. 이때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수능 하루 전인 12일 새벽 첫차부터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에 나설 수 있다.

양측의 갈등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인정 여부에서 촉발됐다. 2015년 동아운수의 버스 노동자들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달라고 사측에 요구했다. 지난달 29일 2심은 노조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통상임금을 산정하는 기준시간과 급여 계산 방식은 어느 한 쪽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측은 209시간을 기준시간으로 하고 급여 산정은 실제 근로시간으로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노조는 기준시간을 176시간을 잡고, 평일 근로시간인 8시간에 연장근로 1시간, 유급휴일과 주말근무 등을 더한 소정 근로시간에 따라 급여를 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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