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190명 집단 커닝' 사태 발칵, "발뺌시..." 경고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1월 09일, 오후 03:19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연세대학교의 한 인공지능(AI) 관련 수업의 비대면 시험에서 부정행위한 학생들이 무더기로 적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기사와 무관한 사진. 대학 강의실 (사진=뉴스1)
9일 대학가에 따르면 연세대 신촌캠퍼스 학부 과목으로 개설된 2025년 1학기 ‘자연어(NLP)처리와 챗지피티(ChatGPT)’ 과목의 지난달 15일 비대면 중간고사에서 수백명 규모의 집단 부정행위가 발생했다.

담당 교수는 지난달 29일 공지를 통해 “영상 확인 중 부정행위를 하는 모습이 매우 다수 확인됐다”며 “최소한의 부정행위 방지 차원에서 시험을 진행했는데 부정행위로 인해 다른 학생이 피해 보는 상황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해당 수업은 약 600명이 듣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원이 많은 만큼 수업은 비대면으로 진행되며 중간고사 또한 지난달 15일 비대면으로 치러졌다.

시험은 온라인 사이트에 접속해 객관식 문제를 푸는 방식이었다. 당시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응시자에게 시험시간 내내 컴퓨터 화면과 손·얼굴이 나오는 영상을 찍어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촬영 각도를 조정해 사각지대를 만들거나 화면에 창을 여러 개 띄우는 방식 등으로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정황을 파악한 교수는 자수하는 학생들에 한해 중간고사 성적만 0점 처리하겠다고 공지했다.

학교 측이 실제 파악한 부정행위를 한 학생 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게시판에 한 수강생이 ‘양심껏 투표해 보자’며 올린 글에 190명이 커닝을 했다고 답했다. 직접 문제를 풀었다는 학생은 163명이었다. 다만 해당 투표는 실제 해당 과목 수강 여부와 무관하게 참여할 수 있어 수치가 현실보다 과장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상당수는 부정행위 과정에서 AI를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강생 A씨는 연합뉴스에 “대부분 챗GPT를 사용해 시험을 치른다”고 털어놨다. 지난 학기 수강생 B씨 역시 “저를 비롯해 많은 친구들이 AI로 검색해 가며 시험을 봤다”고 말했다.

담당 교수는 “자수의 기회를 줬음에도 발뺌하는 학생은 학칙에 나와 있는 대로 유기정학을 추진하겠다. 이번에 부정행위와 끝장을 볼 생각”이라고 공지했다. 또 기말고사 때는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대면 시험도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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