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범 체포했다 수갑 풀어준 경찰…범인도주에 ‘실종’ 문자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1월 17일, 오후 06:52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지역 경찰관들이 마약 투약범을 체포했다가 수갑을 풀어줘 범인이 도주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7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인천부평경찰서 형사 3명은 지난달 13일 오전 11시께 경북 영주시 이산면 한 단독주택 앞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대마 혐의로 A씨(40대·남)를 검거했으나 수갑을 풀어준 틈에 A씨가 도주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당시 현장 상황을 구현한 가상 이미지(사진=챗GPT)
A씨는 당시 주택 앞에서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 이후 형사들에게 집에 가서 어머니에게 인사하고 올테니 수갑을 풀어달라고 요구했고 수사관들은 이를 들어줬다. 이어 A씨는 방 안으로 들어간 뒤 창문을 열고 도주했다. 수갑을 풀어준 것은 체포영장 집행 원칙 위반이다.

형사들은 방 밖에서 기다리다가 뒤늦게 도주 사실을 인지하고 추적했으나 A씨는 이미 멀리 달아난 상태였다. 경찰은 다음 날인 지난달 14일 오후 3시30분께 A씨 집 주변에 있는 야산 굴다리 밑에서 A씨를 검거해 구속하고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A씨를 뒤쫓으며 마을 주민에게는 ‘봉화 인근 영주 인근이라 실종자 수색 중’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도주한 범인을 실종자로 속여 마을주민 집 등을 수색한 것이다. 애꿎은 주민들만 불안하고 불편하게 만들었다.

인천경찰청 수사심의계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현장에 있었던 형사 3명과 담당 팀장 1명을 상대로 감찰 조사를 하고 있다. 수사심의계 관계자는 “체포영장을 집행할 때 내부 지침에 따라 수갑을 채우는 게 원칙”이라며 “4명을 상대로 대면 조사를 진행해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합당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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