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시험 준비를 하며 컴퓨터용 사인펜 마킹 연습을 하고 있다. 2025.11.13/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닜지만 시험장에서 배부한 컴퓨터 사인펜의 '번짐 현상'으로 피해를 본 학생들의 호소가 잇따르며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당국은 학생들의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채점 과정에서 불이익이 없도록 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평가기관에서 할 수 있는 조치가 한정적이어서, 구제는 일부 사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수능 출제·채점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에 따르면 전날(17일) 오후 6시 마감된 수능 이의 신청 건수는 총 675건이다. 이 중 101건이 사인펜 불량 관련 문제 제기였다.
현재까지 피해 사례가 나타난 지역은 서울, 경기 등이며, 사인펜 제작 업체는 ㈜동아교재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를 본 수험생들은 공통적으로 "잉크가 물방울처럼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사인펜으로 답을 표시하던 중 잉크가 옆으로 번져 사인펜과 답지를 여러 차례 바꿨다는 증언도 많았다."손과 OMR카드(답안지)가 잉크로 뒤범벅됐다"고 토로한 학생도 있었다.
교육계에 따르면 수능에서 컴퓨터 사인펜 불량으로 피해가 발생한 것은 2006학년도 컴퓨터 사인펜 도입 이후 처음이다. 앞서 2011학년도와 2020학년도 수능에서 수능 샤프의 심이 제대로 나오지 않거나 부러지면서 불량 논란이 일었지만 사인펜과 관련해선 별다른 문제 제기가 없었다. 논란이 컸던 만큼 2011학년도 수능 샤프는 감사원 감사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일부 학생의 피해는 당일 현장에서 조치됐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이 희망할 경우 현장에서 감독관이 보는 하에 새 답안지에 답을 옮길 수 있게 조치했다"고 전했다.
또 잉크가 번진 답안지를 그대로 감독관에게 제출한 학생도 이후 답안지를 수기로 검토하는 과정에서일정 부분 구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교육부는 전날(17일)사인펜과 관련한 이의 신청에 대해 "일부 시도에서 계약한 (사인펜) 업체의 제품 중 일부 번짐 현상 등이 발견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수험생 불이익이 없도록 채점 과정에서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평가원 관계자도 "소정의 절차를 거쳐 정상적으로 (채점을) 진행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잉크 번짐을 수습하느라 실패한 시간 배분이나컨디션 관리는 보상받을 길이 마땅치 않다.평가원이 할 수 있는 조치는 잉크가 번진 답안지의 선택 문항을일일이 확인하고, 정답 처리하는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다음 달 5일 수능 채점결과가 배부된 이후에도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 수험생의 부모는 이의신청 게시판에 "불량 사인펜이 다음 시험에도 영향을 끼쳐 (자녀가) 본래 성적보다 훨씬 못한 성적을 받게 됐다"며 "정당한 해명과 피해 보상 문제, 성적 구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적었다.
grow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