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들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고교학점제 폐지 서명운동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5.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올해 고교학점제 시행 이후로 자퇴를 고민해본 적 있는 고등학생은 3명 중 1명 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선택과목에 대한 부담, 미이수 점수에 대한 불안감 등을 이유로 꼽았다.
교원 3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18일 전국 고등학생 16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교학점제에 대한 학생 의견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 중 33.5%는 자퇴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학생들은 그 이유로 "진로가 정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택과목을 선택했는데 이제 진로가 생겼지만 선택과목이 바꿔지지 않아서 내 진로 쪽으로 가기 위해 자퇴를 고민했다", "미이수 점수를 받을까봐 두렵고,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졸업을 못할 바엔 검정고시가 낫다" 등을 꼽았다.
고1 학생이 스스로 진로를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53.4%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과목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2개 선택)으로는 진로(학업·직업)가 70.7%로 가장 높았고 적성과 흥미(45.4%), 내신 유불리(45.0%)가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응답자 중 60.5%는 미이수 학생이 문제 학생 등으로 여겨진다고 우려했고 52.8%는 미이수 학생에게 실시하는 보충학습이 실제 학습과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보충 학습이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25.4%에 그쳤다.
학교 규모에 따라 개설 가능한 과목 수가 달라지는 문제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0.9%가 불공평하다고 답했다. 온라인 수업이 교내 수업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본 학생은 32.6% 수준이었다.
과목 선택에 따른 이동 수업과 관련해 이동 수업 교실 안에서 소속감과 안정감을 느낀다는 응답은 23.46%에 그쳤다. 반면 학생 간 서열, 경쟁 의식이 강화된다는 응답은 74.25%에 달했다.
또한 고교학점제 운영 과정에서 학원·컨설팅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학생 70.1%가 동의했다.
평가 방식에 대해 학생들은 일부 과목의 절대평가 전환에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성적 부담으로 인한 과목 회피를 막을 수 있다'는 이유로 찬성한 비율은 49.8%(복수응답), '시험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줄어든다'는 이유는 60.1%(복수응답)였다.
교원 3단체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 및 미이수제 전면 폐지 △진로·융합선택 과목의 절대평가 전환 등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체들은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는 교육적 효과는 낮고 낙인효과가 크며, 선택과목 평가체제 또한 학생의 진로 선택을 저해하고 있는 만큼, 시급한 제도 개편이 요구된다"며 "교원과 학생 모두 교육적 효과를 인정하지 못하는 고교학점제의 주요 골자들을 신속히 손질해 나가야만 고1 학생들의 진급 시 현장혼란을 그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o@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