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스기념병원 치매센터 박소영 센터장
60대를 넘어선 분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다. 이러한 단순한 건망증은 정상적인 노화현상으로 나이에 따른 기억 감퇴 증상이다. 현관문 앞에서 현관 비밀번호를 잊어버리거나, 냉장고 문을 열면서 뭘 꺼내려고 했는지 갑자기 생각이 나지 않는 등의 일이다. 이러한 건망증이 자주 있다가 보면 ‘혹시 초기 치매 증상이 아닐까?’ 우려하기도 한다.
건망증은 뇌혈관이나 뇌세포의 노화, 피로, 스트레스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기억이 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일부 기억이 남아있으므로 힌트를 주면 다시 떠올릴 수 있고, 메모나 반복 확인 등으로 보완하려고 노력한다.
반면 치매 증상의 기억력 감퇴는 사건 자체를 기억하지 못한다. 단서를 줘도 기억을 떠올리지 못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한다. 본인 스스로 인지 저하를 인식하지 못하고 부인하는 경우가 많고, 감정 조절이 어려워진다. 또한 특별한 계기 없이 공격성이나 무기력함 등 정서적인 변화가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회복 가능성이 있는 건망증과는 달리 치매는 뇌신경 세포의 영구적인 손상과 퇴행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치매로 인해 상실한 기능은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하던 사람에게 다양한 원인에 의해 후천적으로 인지기능 장애가 나타나, 일상생활을 혼자 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한 영향을 주는 상태를 말한다. 국내 치매 환자의 50~60%는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신경 퇴행성 치매에 해당한다. 알츠하이머는 뇌 속에 특정 단백질(아밀로이드 베타, 타우)이 비정상적으로 쌓이면서 신경세포가 죽는 질환이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24년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수는 약91만 명으로 추정한다. 같은 연령대 인구 10명 중 1명에 해당하는 수치로, 2050년에는 노인 6명 중 1명이 치매환자일거란 전망도 나온다.
알츠하이머병은 현재까지는 완치법은 없으나 증상을 완화하고 병의 진행을 지연시키기 위한 약물 치료가 주로 사용된다. 약물치료와 함께 작업치료, 물리치료 등을 통해 회복이 가능한 부분은 회복시키고, 남아 있는 기능은 최대한 유지하는 데 치료 목적이 있다. 완치는 어렵지만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면 중증 치매로 악화하는 것을 늦출 수 있다. 치매를 조기 발견하면 치료를 일찍 시작해 건강한 모습을 오래 유지할 수 있으며, 체계적인 치료와 관리로 수명을 연장할 수 있고, 병의 악화로 인한 다양한 문제에 미리 대처할 수 있다.
치매 예방을 위해 30분씩 숨이 찰 정도로 걷기 운동을 일주일에 3번 이상 시행하고, 생선이나 채고, 과일, 견과류 등을 골고루 챙겨 먹어야 한다. 또한 독서나 편지쓰기, 공연 관람 등의 취미생활로 뇌세포를 지속해서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운동을 할 때는 뇌 손상 예방을 위해 보호장구 등을 착용하고,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해야 한다. 사회생활을 통해 사람들과 꾸준하게 소통하며 반드시 절주, 금연하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