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발레 초석 다진 조숙자 전 부산대 교수 별세

사회

뉴스1,

2025년 11월 18일, 오후 06:16

조숙자 전 부산대 교수. (유족 제공)

1958년 부산에서 처음 발레 개인 공연을 열고 부산 발레의 초석을 다진 조숙자 전 부산대 교수(한국발레협회 명예이사)가 지난 13일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18일 전했다. 향년 96세.

1929년 부산 사하구 장림동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의원을 하던 아버지를 따라 만주로 이주해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녔고, 1946년 부산으로 귀향했다. 부산문화예술전자아카이브에 따르면, 고인은 초등학교에서 처음 무용을 접했고 고등학교 때 무용경연대회에 참가하며 무용수의 꿈을 키웠다.

운동에 소질이 있었던 고인이 무용을 선택한 데에는 일본인 학생과의 차별 대우에 대한 반발이 작용했다. 고인은 배구를 잘했지만 주전은 항상 일본인 학생의 차지였다. 이 때문에 실력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 주연을 맡을 수 있었던 무용으로 눈을 돌린 것. 당시 만주에서 열렸던 최승희(1911~1969)·조택원(1907~1976)의 공연은 고인이 평생 춤꾼의 길로 접어드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귀국 후 1951년부터 부산 충무동에서 대한음악무용연구소를 하던 박성옥(1908~1983) 전 최승희무용단 악사장에게 3년 정도 한국 춤을 배웠다. 1954년부터는 한국 춤을 포기하고 서울 낙원동에서 무용학원을 하던 1세대 발레리노 임성남(1929~2002)에게 3년 정도 발레를 배웠다.

고인이 부산 무용계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1958년이다. 1958년 6월 부산 서면에 부산예술무용학원을 차려 후학을 길렀다. 그해 12월에는 첫 개인 공연을 열어 '빠드솔'과 '섬광곡'을 무대에 올렸다. 이 공연은 부산에서 처음으로 열린 발레 분야 개인 공연이었다.

이후 1979년까지 총 7차례 창작 발레 공연을 열었다. 자신의 예명을 따 '조예경 발레단'에서 시작한 발레단은 '조숙자 발레단'을 거쳐 1981년 '부산발레단'으로 이름을 바꿔 활동했다. 이때부터 제자뿐 아니라 실력 있는 발레 무용수를 영입하며 부산 발레의 활성화를 꾀했다.

고인은 한성여자실업초급대학(현 경성대)에서 처음으로 시간강사를 하기 시작해 1969년부터 1985년까지 한성여대(현 경성대) 전임강사·교수로 후학을 양성했다. 1983년 부산대에 무용과가 개설되자 1985년부터 1994년까지 부산대 무용과 교수를 지냈다. 정년퇴임 뒤에는 1994년 부산발레하우스를 개관해 후진을 양성했다. 1980년 부산시 문화상(예술 부문)을 받았다.

유족은 아들 서창빈 씨(재미)와 며느리 박진 씨 등이 있다. 빈소는 18일 부산시 부산진구 시민장례식장 303호실에 마련했다. 발인은 20일 오전 8시 30분이며 장지는 경남 양산시 선영이다. (051)636-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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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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