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기 개원한 병원,민원 데이터로 환자 안전관리 새 지평 열다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1월 19일, 오전 10:04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개원한 중앙대학교광명병원(병원장 정용훈)의 1,100여 건 의료 민원 분석 결과, 개원 초기에는 진단·병동·치료 단계 민원에 대한 적극 대응이 환자 안전에 중요함이 확인됐다.

그동안 의료계에서는 대형병원의 개원 초기 운영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연구 자료가 거의 없었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위기 속에서 개원한 한 대학병원의 사례를 다루며, 환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운영 관점에서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기존에는 단순한 환자 불만으로만 인식되던 ‘민원’ 데이터를 병원 운영의 시스템적 관점에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연구는 향후 의료기관들의 초기 운영 전략 수립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SSCI/SCIE급 국제학술지인 ‘International Journal for Quality in Health Care’와 ‘BMJ open’에 각각 게재됐다.

◇ 환자 민원, 단순 불만 아닌 ‘안전 신호’

연구팀은 환자 민원을 단순한 불만이 아닌 의료 서비스의 질과 안전을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보고, 국제적으로 검증된 의료민원 분석도구(Healthcare Complaints Analysis Tool, HCAT)를 활용해 민원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류·분석했다.

조사 대상은 중앙대학교광명병원(700병상 규모)에서 2022년 3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접수된 1,113건의 공식 민원(1,952개 세부 이슈)이었다. 민원은 진료 과정상 ▲입원 ▲진단 ▲병동치료 ▲수술·시술 ▲퇴원 등의 6단계와 임상(Clinical), 관리(Management), 관계(Relationship) 등 3개 영역으로 구분됐다.

연구 모델(Research model).
◇ 수술·시술 과정의 안전성 향상이 중요

분석 결과 환자 안전에 가장 영향을 크게 미치는 영역이 진단(2단계), 병동치료(3단계), 수술·시술(4단계) 순이었으며 특히 특히 수술·시술 단계의 피해 위험이 다른 단계보다 30배 이상 높았다.

또한 가족이나 보호자가 제기한 민원은 환자 본인보다 피해를 인식할 가능성이 2배 이상 높았으며, 민원 유형 중에서는 임상 영역(진단·치료·안전 관련) 이 피해 발생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확인됐다.

◇ “민원은 병원 안전의 바로미터”… 민원 데이터, 의료 질 향상 지표로

연구를 이끈 중앙대학교광명병원 연구팀(김찬웅 교수, 권영규 박사)은 “신규 병원은 시스템이 완전하게 정착되지 않은 만큼 민원 데이터를 통해 위험 단계와 문제 지점을 조기에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 민원에는 의료 현장의 사각지대와 위험 신호가 담겨 있다”며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면 실제 환자 안전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환자 민원을 병원 운영의 질 관리 도구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수술·시술 과정에서의 집중적인 위험 관리와 자원 배분이 필요하며, 민원 데이터를 환자안전 지표와 연계하는 통합 관리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중앙대학교광명병원은 향후 다양한 의료기관의 민원 데이터를 통합해 국가 단위 환자안전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로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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