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주변장치, 소프트웨어 도매업체인 트리즈엔 양성기 회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9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2025년 제8차 일터혁신 사례공유 포럼’에서 격주 4일제를 도입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19일 서울 중구에서 노사발전재단의 ‘2025년 제8차 일터혁신 사례공유 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엔 고용노동부의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 위원들도 참석해 제5차 회의를 병행했다.(사진=고용노동부)
노동시간 단축 방안으로 ‘선택적 근로시간제’도 잠깐 고민했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1개월 내 1주 평균 근로시간을 40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근로자가 일하는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일이 몰릴 땐 많이 일하고, 없을 땐 쉴 수 있다.
하지만 양 회장은 “저 스스로가 이 제도를 악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바쁘니까 좀 더 일을 시키고, 쉴 차례가 와도 건너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저 개인적으로도, 사주가 아예 욕심을 버릴 수 있게 노동시간을 강제적으로 단축할 필요가 있겠다고 봤다”고 했다.
트리즈엔은 노사발전재단의 일터혁신 컨설팅을 받은 후 올해 8월 격주 4일제를 도입했다. 업무 공백을 줄이기 위해 A조와 B조로 나눠 운영한다. A조가 주 5일 일할 땐 B조가 4일 근무하는 식이다.
현재는 시범운영 단계라 소정근로시간(근로계약서상 근로시간)은 여전히 주 40시간이다. 하지만 격주 4일을 초과해 일하는 시간에 대해선 초과수당을 지급한다. 주 평균 36시간 일하는데 초과로 4시간 근무했다면 이에 대한 연장근로수당을 준다는 의미다. 이 회사 컨설팅을 담당한 김철우 노무법인 이앤엘 대표는 “궁극적으론 소정근로시간도 줄일 것”이라고 했다.
격주 4일제에 따른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양 회장은 “엔지니어가 쉬는 날 고객이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 업무 연속성이 떨어진 점이 있는데 이는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했다.
김 대표는 “향후 소정근로시간을 주 36시간으로 단축하면 (임금을 삭감하지 않으니) 시급이 올라간다. 문제는 가산수당, 연차수당 등도 부수적으로 오른다”며 “인건비 총액이 어느 정도 오를지 설계가 필요하다. 임금 보전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양 회장은 격주 4일제를 시범단계에서 그치지 않고 정식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 회장은 “근로자가 근무시간에 최선을 다해 일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그러려면 일할 수 있는 분위기,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격주 4일제로 그러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날 포럼엔 고용노동부의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의 노·사·정 및 전문가위원 전원이 참석했다. 이현옥 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은 “추진단은 앞으로도 현장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기업의 실노동시간 단축을 지원할 정책 방안을 적극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