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복제약 약가 최대 25% 인하 추진…환자 부담 덜까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1월 19일, 오후 07:01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정부가 복제약 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최대 25% 정도 낮추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건강보험 지출과 환자 본인부담금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기사와 무관함.(사진=픽사베이)
19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빠르면 이번 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 ‘건강보험 약가제도 개편방안’을 보고한다. 신약 도입을 좀 더 빠르게 하고 제네릭 의약품(복제약) 가격을 차등 조정하는 방안 등을 담았다.

특히 복지부는 복제약 산정가를 최대 25% 낮추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제약은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의약품과 동일한 성분·효능·용법·용량을 갖는 의약품이다. 기존 약의 복제약이지만 품질과 효과는 동등하게 보장된다.

복제약 개발은 수천억원의 연구비가 들어가는 오리지널의약품 개발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 제약 업계가 복제약 하나를 개발하려면 수억원 정도가 든다. 이를 오리지널약과 같은 가격으로 설정하면 복제약 마진이 크기 때문에 주요 국가들은 복제약이 출시되기 시작하면 약값을 크게 낮춘다. 현재 정부는 이렇게 떨어지는 약(복제약·오리지널 약 모두 포함) 가격을 최초 가격(오리지널약 기준) 대비 53.55%까지 낮추고 있다.

정부는 이 가격을 더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확한 감소율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제약 업계에서는 오리지널약 최초 가격 대비 40%~45% 선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리지널약 최초 가격 대비 40%로 확정되면 현재 가격 대비해 25%가 낮아진다.

특히 이러한 가격 인하는 이미 출시된 복제약뿐만 아니라 신규 출시되는 복제약에도 적용된다. 앞으로 정부는 복제약 전체 가격을 오리지널약 대비 40%~45% 수준으로 설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복제약 가격 인하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리베이트 과열화 문제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복제약 개발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품질과 효과가 오리지널약과 동등하기 때문에 복제약을 팔기 위한 차별화 요소는 영업 활동밖에 없다. 이러한 영업이 치열해지면서 합법적인 경제적 이익 제공뿐만 아니라 불법적인 리베이트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국회와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렇게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복제약은 대부분 전문의약품으로 의사 처방약이다. 복제약 건강보험 가격이 내려가면 환자가 병원에서 처방받는 약 가격이 낮아진다. 질환 등 상황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환자 본인부담금이 최대 25%까지 낮아진다. 53원에 사던 약 가격이 40원으로 떨어진다는 의미다. 건강보험 재정 지출 또한 줄어들게 된다.

반면 제약업계, 특히 국내 제약업계는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며 우려한다. 제약업계 전체 매출이 8~9조 원 수준인데 수천억 원의 매출이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복지부가 단계적 인하를 통해 초기 충격을 완화하고 연구·개발(R&D) 투자 우수기업에는 인하 폭을 줄이는 방식으로 시장 안정성을 도모하겠다고는 하지만 R&D 투자 여력이 없는 중소제약업체는 버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원료의약품 무역상과 중소제약사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가 중소제약업체를 줄이기 위해 약가 인하를 단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한 성분에 100개가 넘는 복제약이 개발되기도 하는 등 복제약이 난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일단 복지부는 큰 틀에서의 방향성을 잡고 이르면 내년 7월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종합적인 약가 제도에 대한 개편 방안을 준비 중”이라면서 “관련 업계와 잘 상의해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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