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도움이, 나의 연결이, 나의 경험이 포인트가 돼 쌓입니다. 작은 도움, 큰 서울.” (소울메이트)
서울시가 더 나은 ‘글로벌 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해 국내 거주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서울 아이디어 제안 숏폼 챌린지’를 개최했다. 미성년 외국인의 본인인증에 대한 애로 개선부터 상호 도움과 교류를 주고받을 수 있는 가상의 애플리케이션까지 다양한 아이디어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서울시에서 진행한 ‘글로벌 서울 아이디어 제안 숏폼 챌린지’ 결선·시상식 이후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서울시)
지난 18일 진행한 결선·시상식에서는 ‘리 몽골리아’팀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들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본인인증’ 문제를 다루는 인공지능(AI) 기반 인터뷰 다큐멘터리를 선보였다.
아이디어는 팀원들의 실제 경험에서 출발했다. 몽골을 비롯한 많은 국가는 18세 이전에 고등학교를 졸업해 19세 미만의 나이로 한국에 유학 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국의 시스템상 미성년 외국인은 본인 명의의 휴대폰 개통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리 몽골리아의 문제 인식이다. 특히나 부모의 동의와 가족관계 증명서를 제출하면 개통이 가능한 내국인과 다르게 이런 절차를 진행할 수 없는 외국인 유학생은 더욱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학교 행정 서비스, 배달앱, 온라인 쇼핑, 기차 예매 등 한국 생활에 필수적인 앱과 웹서비스 이용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고 토로했다. 이번 숏폼에서도 “수업 때문에 애플리케이션으로 영어 교재를 사려는데 본인인증이 안 돼서 결제를 못 했다”, “학교 웹사이트에 로그인하기도 어렵다” 등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이어진 발표에서 리 몽골리아팀은 “현재 구조로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서 외국인 유학생이 1학년이라는 가장 중요한 시기를 제약된 상태에서 시작하게 만드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며 “미성년 외국인 대학생을 위한 여권 기반의 임시 본인인증 제도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학 입학 초기 한정으로 여권을 기반으로 최소한의 본인인증을 허용하는 방식”이라며 “모든 서비스를 열자는 것이 아니라 대학교 생활과 기본적인 정착에 필요한 접근성만 보장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성인이 된 후에도 대문자, 소문자, 띄어쓰기, 글자 수 제한 등 각 기관마다 다른 입력 규칙 때문에 인증이 자주 거절되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외국인 이름 표기 방식의 최소한의 표준화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우수상은 가상의 상호도움 애플리케이션인 ‘서울메이트(SeoulMate)’ 아이디어를 제시한 ‘소울메이트’ 팀이 수상했다. 서울 속에서의 보이지 않는 연결과 상호 도움의 문화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캠페인형 숏폼이다.
먼저 서울에서 생활하는 외국인 한 명이 비자·창업·외식 등 다양한 문제로 고민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그때마다 그의 옆에서 세 명의 한국인이 나타나 각자의 방식으로 조언과 도움을 건넨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그들이 실제로 옆에 있던 것이 아니라 ‘서울메이트’라는 앱을 통해 연결돼 있었다는 반전이 나타난다. 도움을 준 한국인의 머리 위에는 10~50포인트씩 적립되는 모습도 보인다.
이들은 “서울에서 생활하는 외국인들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언어 문제나 정보 부족보다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지 모르는 순간이라고 생각했다”며 “서로 다른 언어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작은 도움 하나로 교류를 시작하고 그 교류가 곧 서울의 매력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포인트에 대해서는 “가상의 앱을 통해 외국인들이 도움을 요청할 때 비자·창업 같은 큰 질문에 대답하면 높은 포인트가, 음식 추천 등은 비교적 낮은 포인트가 쌓이는 시스템”이라며 “나중에는 이 포인트로 교통카드·공연 할인을 받거나 지역 상점에서 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글로벌 서울 아이디어 제안 숏폼 챌린지’에서 대상을 차지한 ‘리 몽골리아’ 팀의 뭉흐토야 너밍에르덴(왼쪽)과 강저릭 투멩후슬렝(사진=서울시)
이와 함께 △투게더인서울(서울 여행의 첫걸음, 기후동행카드로 즐기는 친환경 서울) △서울메이트B(서울, 글로벌 인재의 편안한 집이 되도록) △동 티 응옥 안(유학생이 제안하는 글로벌 그린 서울 챌린지) 등이 우수상을 차지했다.
장려상은 △코다마리아(외국인 유학생 청약통장) △서울메이트A(서울이 나의 서울메이트인 이유, 서울은 항상 당신 편이에요) △뫼가람 미술단(글로벌 서울이 착한가격업소와 그리는 10% 상품권 페이백) △당투흐엉( 카카오톡에 나타난 환경 지킴이, 케에코메이트)이 받았다.
김수덕 서울시 글로벌도시정책관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까지 아이디어를 내줘서 감동받았다. 아이디어를 당장 해결하기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조금씩 나아지게끔 만들겠다”며 “내년 대회에는 아이디어를 내는 게 힘들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20일부터 이달 3일까지 공모한 이번 ‘글로벌 서울 아이디어 제안 숏폼 챌린지’는 ‘서울, 더 나은 글로벌 도시로’라는 주제로 펼쳐졌다. △교통·주거·기후·문화·복지·취업·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생활밀착형 아이디어 제안’ △ 서울시 우수정책을 숏폼 형식으로 재해석한 ‘홍보 콘텐츠’ 중 선택해 24초 이상~71초 이내로 제작토록 했다.
내부 심사에서 △주제 적합성 △창의성 △기술적 완성도 △표현방식·전달력을 평가해 총 9팀을 선정했고 결선은 현장 전문가와 시민 심사로 진행했다. 수상자에게는 서울시장상(9팀) 수여 와 총 300만원 상당의 부상을 지급했다. 수상작은 서울시 공식 매체에 게재하고 정책·사업 기획 시 활용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