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소 6명 가스흡입…경찰 “안전관리 체계 전면 조사”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1월 20일, 오후 07:51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경북경찰청 중대재해수사팀이 포스코 포항제철소 STS(스테인리스) 4제강공장에서 발생한 가스흡입 사고의 원인 규명에 본격 착수했다.

경찰은 사고 직후인 20일 수사관들을 현장에 투입해 초기 조사에 나섰으며, 사고 발생 과정과 안전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분석을 진행 중이다. 우선 경찰은 사고 당시 청소업체와 포스코 직원들이 어떤 동선으로 작업했는지 파악하기 위해 현장 CCTV 영상과 관련 작업기록 등을 확보했다.

작업자들이 수행한 공정과 시간대별 행동을 확인하고, 일산화탄소로 추정되는 가스가 어떤 시점에 유입됐는지 특정하기 위해 목격자 진술도 청취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작업자의 이동과 작업 흐름을 면밀히 복원해야 사고 시점을 정확히 특정할 수 있다”며 “CCTV 분석과 기록 대조 작업이 가장 먼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항제철소(사진=뉴시스).
경찰은 이번 사고가 단순 실수인지, 아니면 구조적인 안전관리 부실에서 비롯된 중대재해인지 판단하기 위해 법규 준수 여부도 따지고 있다. 작업자들이 보호구와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했는지, 위험성 평가가 사전에 적절히 이행됐는지, 안전관리자가 현장에 배치돼 있었는지 등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사항이 제대로 지켜졌는지가 주요 조사 대상이다. 외주 청소업체 작업자들이 현장 작업을 수행할 때 포스코가 적절한 관리·감독을 했는지, 위험 구역에 대한 사전 점검이 충분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안전관리 체계의 미비가 확인되면 법적 책임과 관계없이 엄정히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고 지점의 설비와 환경적 요인에 대한 정밀 감식도 준비 중이다. 사고 당시 현장의 일산화탄소 농도, 슬러지(찌꺼기) 처리 설비의 이상 유무, 배관 상태와 노후 정도, 환기 설비가 정상 작동했는지 여부 등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정밀하게 조사될 예정이다. 사고가 발생한 STS 4제강공장은 사고 당일 수급 문제로 인해 가동이 중단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이 멈춘 상태였지만 잔류 가스나 배기 시스템 문제 등 위험 요인이 남아 있었을 가능성을 놓고 경찰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

한편, 사고는 20일 오후 1시 30분께 포항시 남구 제철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STS 4제강공장 야외 작업장에서 발생했다. 현장에서 슬러지 청소 작업을 하던 외주 청소업체 직원들과 포스코 직원 등 6명이 일산화탄소로 추정되는 가스를 흡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50대 청소업체 직원 2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포스코 자체 소방대원 4명도 호흡기 증상을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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