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여성 성추행한 기획사 임원, 출소 4개월 만에 또…"여자가 꼬셨다"[영상]

사회

뉴스1,

2025년 11월 21일, 오전 10:37


연예기획사 임원 K씨가 피해 여성을 차에서 끌어내린 뒤 질질 끌고 가는 모습. (JTBC '사건반장')

만취한 여성에게 접근해 성추행한 뒤 길가에 방치해 실명에 이르게 한 유명 연예기획사 임원이 검찰에 넘겨진 가운데, 그가 출소 4개월 만에 재범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일 JTBC '사건반장'은 피해 여성 A 씨의 친언니와 인터뷰했다. 앞서 사건은 지난 8월 19일 새벽 서울 강남구 도로변에서 발생했다.

이날 A 씨는 강남에서 친구들과 술을 많이 마시고 만취한 상태로 대로변에 쓰러졌다. 당시 흰색 SUV 차를 타고 그 옆을 지나던 가해 남성(50)이 A 씨를 차에 태웠다.

두 사람은 일면식 없는 사이였다. 남성은 20여분 정도 이동해 상가 골목길에 정차한 뒤 A 씨가 앉아 있던 조수석으로 손을 뻗어 성추행했다. 이후 남성은 A 씨를 조수석에서 끌어내렸고,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던 A 씨는 비틀거리다가 얼굴로 넘어졌다.

A 씨가 머리에 피를 흘리는데도 남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길가로 질질 끌고 가 전봇대 옆에 앉혀뒀다. 이때 순찰차가 지나가자 남성은 마치 A 씨와 일행인 것처럼 연기했고, 그대로 A 씨를 두고 현장을 떠났다.

연예기획사 임원 K 씨가 순찰차가 지나가자 피해 여성과 일행인 척 서 있는 모습. (JTBC '사건반장')

A 씨는 방치된 지 약 1시간 30분 만에 행인의 신고로 발견돼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A 씨는 뇌출혈과 두개골 골절, 시신경 손상 판정으로 왼쪽 눈 시력을 잃었다.

친언니는 "발견 당시 생명이 위독했다. 머리를 열어 뇌 수술을 했고, 안와 골절로 왼쪽 얼굴 뼈 맞추는 시술도 했다"라며 "안구가 튀어나와 있었는데 의사가 처음부터 이건 가망 없다고 했다. 의사가 '눈은 어쩔 수 없으니 목숨이라도 건진 걸 다행으로 생각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 이후 석 달이 지난 지금 여동생은 걷기도 하고 말도 하고 몸이 좋아졌지만 뇌전 때문에 앞으로 1년 정도는 사회생활이 힘든 상태"라며 "심리적으로도 위축돼 있어서 집 밖으로 못 나가고 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연예기획사 임원 고 씨. (JTBC '사건반장')


친언니는 가해 남성인 K 씨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방송에 따르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는 유명 엔터테인먼트 그룹의 대표 이사였던 K 씨는 2023년 돌연 사임했다. 알고 보니 성범죄를 저질렀다가 감옥에 간 것이었다.

판결문에서 K 씨는 2022년 11월 새벽 3시쯤 20대 여성이 쓰러진 것을 발견한 뒤 "병원에 가자"고 유인하고선 자택까지 따라가 추행했다. 또 2023년 2월 새벽 1시께에는 30대 여성에게 "태워준다"고 한 뒤 레스토랑으로 데려가 추행하고 나체 사진까지 촬영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2년간 K 씨는 모르는 여성 5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지난 4월 출소했다.

친언니는 "제 동생을 데리고 경찰서에 간 적 있다. 그때 (경찰이)
K 씨가 했던 얘기를 알려줬다"며 "K 씨가 '여자가 먼저 꼬셨다. 저한테 남자답게 해보라고, 자기는 집에 안 가도 된다'고 주장했다더라. 근데 아빠뻘인 사람한테 (여자가) 저런 말을 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지 않냐"고 황당해했다. 그러면서 "그 전 사건들이랑 너무 유사하다. 제 동생까지 피해자가 6명인데 분명 그전에도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K 씨가 출소 넉 달 만에 유사한 범죄를 저질렀으나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피해 여성의 연락처를 모르니 재범 우려가 없다"는 사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이 한 차례 더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또 기각했다.

K 씨의 법률 대리인은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로, 영장판사 2명과 사법연수원 동기였다. 결국 경찰은 K 씨에 대해 준강제추행과 과실치상 등 혐의를 적용해 19일 불구속 송치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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