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2025 전국농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정부에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농정대전환 실현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5.11.22/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 한복판에 집결한 농민들이 정부에 기후재난 대응을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과 농민 중심의 농정 대전환을 촉구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전국농민대회'를 열고 정부에 기후재난 대응을 위한 근본 대책을 수립하고, 농민을 중심으로 진정한 농정대전환을 실현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대통령이 바뀌어도 농정은 그대로! 농정대전환 실현하라", "기후재난 근본 대책 마련! 국가 전체예산 대비 농업예산 5% 확보하라", "농지규제 완화하는 농지법 개악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가톨릭농민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농민회총연맹, 양파·마늘·쌀 생산자협회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농정대전환으로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농민의 삶을 지키며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을 키워내겠다고 말했지만, (이재명 정부) 출범 6개월이 되어가는 지금 현장 농민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쌀값이 올랐지만 농민 몫은 없다. 양곡 정책 실패로 유통업자들만 돈을 벌었고, 농민들이 받는 나락(벼)값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또 "균형발전을 이야기하면서도 반도체 산업단지는 수도권에 두고 농촌은 송전탑과 송전선로로 가득 채우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해서는 "한미 관세 협상에서 농산물 추가개방은 없다더니 유전자조작식품을 비롯한 농산물 검역 절차를 완화하고 미국 전담 부서를 설치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의 길을 열어줬다"고 비판했다.
기후재난에도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을 내내 강수가 이어지는 '가을장마'로 농촌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벼는 깨씨무늬병과 수발아(낟알이 싹을 틔우는 현상)를 겪고 있고, 콩·배추·무·쪽파 등 밭작물들의 습해 규모도 크다. 사과 등 과수작물 또한 낙과·열과 피해를 보았다"며 "그럼에도 벼 깨씨무늬병 보상기준은 '병 무늬면적률 51% 이상인 피해 면적이 30% 이상이면서, 수확량이 평년 대비 30% 이상 감소한 경우'로 국한됐다"고 지적했다. 피해를 인정하는 기준도 높은 데다가 농작물 재해보험에 미가입한 농가의 경우 이를 증명하는 것조차 어렵다고 부연했다.
곰팡이 영향으로 발생하는 벼 깨씨무늬병은 벼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병이다. 벼 잎에 갈색 타원형 반점이 생기는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어 "밭작물들은 시군 단위, 심지어 읍면 단위로 나눠 보상을 지급하고, 과수작물들의 낙과·열과는 재해로 인정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실을 외면한 채 기계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탁상농정으로 다시금 농민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집회 후 농민들은 태평로터리에서 출발해 숭례문로터리를 거쳐 을지로1가 교차로까지 행진했다.
ks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