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가운데)과 신준호 합동수사본부장 직무대행(왼쪽에서 세 번째) 등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 구성원들이 지난 21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11.21/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합수본)는 출범 초기라 빨리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검찰개혁 이슈와 무관하게 '미국 마약단속국'(DEA·Drug Enforcement Administration)처럼 키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신준호 (51·사법연수원 33기) 마약범죄 합수본부장 직무대행은 21일 뉴스1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검찰 내 대표적인 '마약·강력통'으로 꼽히는 신 대행은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논란'으로 지난 21일 본부장 없이 출범한 합수본을 이끌고 있다.
신 대행은 "한국형 DEA처럼 계속 운영될 수 있게 빨리 정착시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1973년 법무부 산하에 설치된 DEA는 수사부터 사후관리까지 마약범죄에 유기적으로 대응하는 컨트롤타워다.
DEA는 23개 부서의 241개 국내 사무소와 세계 93개 해외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인력은 특수요원과 전문수사관 4000여 명을 비롯해 정보분석가와 화학자 등 총 1만여 명에 이른다.
현재 수원지검에 설치된 합수본은 대검찰청을 중심으로 검찰·경찰·관세청·해양경찰·서울특별시·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국정원·금융정보분석원(FIU) 등 8개 기관 마약 수사·단속 인력 86명으로 구성된 범정부 조직이다.
신 대행은 "합수본에는 검경을 포함한 여러 기관이 모여 있어 협업이 가장 중요하다"며 "합수본에 배치된 인력 모두 의욕이 넘치고 사기가 진작돼 잘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대행은 합수본의 제1과제에 대해 "먼저 해외에서 마약이 유입되는 걸 통제하고, 국내에서 유통되는 걸 차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통제와 차단 '투 트랙'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음으로는 해외에서 마약을 국내로 공급하는 국외 도피자들을 송환하는 것"이라며 "해외에서 수감된 상태에서도 마약 장사를 계속하고 있어 이들을 빨리 검거해 데려와야 한다"고 했다.
신 대행은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적기)이라고 생각한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대구 출신인 신 대행은 △광주지방 강력부 부장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과장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 부장 △대검 마약·조직범죄기획관 △부산지검 제1차장 등을 지냈다.
특히 2023년 7월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 수사부장 시절에는 '폭력조직 수노아파 하얏트호텔 난동사건 수사결과'를 브리핑하며 화를 참는 듯한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됐다.
당시 수노아파 조폭들이 술집에서 난동을 부리거나 단합대회에서 '화이팅!'이라고 외치는 영상을 브리핑하다가 중간에 고개를 돌리거나 두 눈을 질끈 감으며 분노를 억누르는 신 대행의 모습이 방송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런 신 대행의 합류 소식에 합수본은 출범 전부터 주목받았으나 출범에 이르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노만석 전 검찰총장 대행(29기)이 애초 17일로 예정됐던 출범식에 참석하기로 했다가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논란으로 사퇴하는 바람에 출범 일까지 미뤄진 것이다.
본부장으로 내정됐던 박재억 수원지검장(29기)마저 항소 포기 사태에 사실상 반발성 사퇴를 하고 검찰을 떠났다.
결국 21일 출범식에는 노 전 대행의 후임자인 구자현 대검찰청 차장검사(검찰총장 대행·29기)가 참석하면서 합수본은 '신 대행 체제'로 닻을 올렸다.
2개 수사본부로 구성된 합수본은 차장검사가 지휘하는 1본부에 검사실과 검찰수사팀 및 수사지원팀을, 경무관이 맡는 2본부에 밀수·사이버 범죄를 살펴보는 경찰수사팀과 외국인 범죄를 단속하는 특별단속팀 2곳으로 구성된다.
이 외에 각 기관의 국외 파견 인력으로 국제공조팀을 꾸리고, 식약처와 복지부, 교육부 인력으로 구성된 범죄예방팀도 운영한다.
신 대행은 마약 중독자의 사회 복귀에 힘쓰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신 대행은 "식약처, 보건복지부 등 전문기관과 연계해 마약 중독자의 치료와 재활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고, 이로써 중독자가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정성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신 대행은 "'한국형 마약청'으로 명실상부한 역할을 다해 우리나라를 마약청정국으로 되돌리는 데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hi_nam@news1.kr









